[도쿄현장]쏘니급 '스피드 레이서' 엄원상+이동준, 도쿄올림픽은 최고의 쇼케이스다

2021-07-20 00:00:01

2020도쿄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과 아르헨티나의 평가전이 13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힘차게 측면 돌파하고 있는 엄원상. 용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7.13/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엄원상(22·광주)과 이동준(24·울산)의 공통점은 바로 빠른 스피드다. 둘다 '스피드 레이서' '폭주 기관차'로 통한다.



도쿄올림픽 뉴질랜드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22일 오후 5시, 가시마)를 앞둔 김학범호에서 둘은 예리한 '창'이다. 엄원상과 이동준은 K리그에서 알아주는 준족들이다. 엄원상은 과거 학창 시절 100m 달리기를 11초대에 끊었다고 한다. 이동준도 거의 같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프로축구 선수로 성장한 후 100m를 달릴 필요는 없었다. 경기 도중 가속도를 내 스프린트를 할 때가 잦지만

그 거리는 대개 길어야 40m 안팎이다. 그렇더라도 윙어에겐 빠른 발은 위협적인 무기가 된다. 엄원상과 이동준은 국내에서 가진 아르헨티나전과 프랑스전에서 속도로 뒷공간을 무너트릴 수 있다는 걸 입증해보였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중거리슛으로 골맛까지 본 엄원상은 빈공간을 쉼없이 파고들었다. 이동준은 프랑스전에서 빠른 드리블 공간 돌파로 PK를 유도했다. 아르헨티나 감독과 프랑스 사령탑 둘다 두 선수의 빠른 움직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프랑스 리폴 감독은 "도쿄올림픽 8강에서 한국을 만나가 된다면 절대 공간을 내주면 안 된다.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A조이고, 한국은 B조에 있다. 각조 1~2위를 하면 8강에 오르고, 그때 두 팀이 맞대결 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서 동메달 이상을 노리는 김학범 감독은 '빠른 템포의 축구'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엄원상과 이동준 같은 윙어들이 좌우 측면 공간을 파고들어야 한다. 상대 측면이 무너져야 황의조가 기다리거나 달려들어갈 중앙에서 공간이 벌어지고 열린다. 이런 공격 전개는 축구의 기본 중 하나의 패턴이다. 매우 클래식하지만 알면서도 통하는 게 정석 같다.

앞서 한국 축구 선수로 유럽에서도 높은 인정을 받은 두 스타 차범근과 손흥민의 경쟁력도 스피드에서 나왔다. 차범근은 속도와 탁월한 골결정력으로 1970~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코리안 태극전사로 이름을 날렸다. 독일을 찍고 잉글랜드로 간 손흥민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이제 빠르기만 한게 아니라 높은 골결정력으로 EPL 톱 레벨의 왼쪽 윙어로 올라섰다.

엄원상과 이동준은 아직 손흥민과 비교하기에는 갈길이 멀다. 엄원상이 스피드만 놓고 보면 손흥민에 밀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체력적으로 파워가 떨어지고, 상대가 근접했을 때 그 다음 동작에 대한 판단이 아쉽다. 엄원상은 경험이 쌓이면서 골결정력은 좋아지고 있다. 이동준도 엄원상과 큰 차이가 없다. 잘 달려가지만 그 후속 동작으로 상대 수비수를 완벽하게 무너트리지 못할 때가 많다.

한 축구 전문가는 "엄원상과 이동준에게 도쿄올림픽은 멋진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손흥민급의 스피드를 갖춘 한국 윙어는 유럽 등 해외 클럽들의 레이더에 걸리기 쉽다"고 말한다.

김학범호는 측면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공격 완성도가 매우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엄원상과 이동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발에 김학범호의 공격이 달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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