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이 신라젠 인수한 까닭은?

2021-07-05 08:23:30

(서울=연합뉴스) 서홍민 엠투엔 회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라젠 인수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 벤처 펀드를 조성하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1.07.05. [신라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라젠의 새 주인에 오른 엠투엔이 대규모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기초체력을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기초 연구와 바이오 벤처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과정에서 신라젠 역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관계사인 그린파이어바이오(GFB)와의 시너지를 통해 신라젠의 역량을 크게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5일 엠투엔의 서홍민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국내 바이오 벤처 기업을 위한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신라젠 인수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엠투엔은 지난달 말 신라젠과 6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본계약을 맺고, 이달 중순 납입을 앞두고 있다. 절차가 완료되면 엠투엔은 신라젠의 지분 20.7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엠투엔은 독성화학물질 등을 담는 철강재 용기인 스틸드럼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미국의 신약 개발 업체 GFB를 인수했고 신라젠까지 품에 안았다.
엠투엔의 실질적 오너인 서 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으로, 대부업체 리드코프의 회장도 겸하고 있다.

서 회장은 "조성된 자금은 국내 바이오 벤처가 성장하는 토대를 만드는 데 쓰일 것"이라며 "조성된 자금을 퇴행성 뇌 질환이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돼왔던 희귀질환 등에 대한 기초 연구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엠투엔은 이 자금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뇌 질환을 연구하는 의료진과 유망한 바이오벤처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먼저 걸어가 본 사람이 이정표를 제시해야 한다"며 "바이오 벤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에의 성공 경험이 있는 사람과 기업이 지원해줘야 하므로 우리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벤처가 이른 시일 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 이후 이익이 나기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펀드를 통해 조성한 자금과 엠투엔이 갖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국내 바이오벤처의 해외 임상, 현지 진출 등을 도와 신속한 상용화에 이르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이 이런 구상을 내놓은 배경에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돼야만 신라젠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한때 실패의 오명을 썼던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신라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라젠은 2019년 치료 효과 부족으로 펙사벡의 간암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한 후 현재는 신장암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항암 바이러스를 만들어낸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펙사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국내외 바이오 벤처와 연구기관 등에서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해 도입할 필요가 커진 상태다.


특히 이 과정에서 GFB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엠투엔과 신라젠은 기대하고 있다. GFB에는 화이자에서 표적항암제 '젤코리'를 개발하는 데 참여했던 스티브 모리스 박사, 암젠의 항암 바이러스 '임리직' 연구에 참여한 하워드 카프만 박사 등이 포진해 있다.

엠투엠의 자본력, 다국적 제약사에서 경험을 쌓아온 인재로 구성된 GFB의 안목, 신라젠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내면 펙사벡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외부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을 도입해 상용화에 이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서 회장은 "앞으로 신라젠은 펙사벡만 가진 회사가 아니라 펙사벡도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엠투엔이 조성한 자금이 바이오 생태계를 이루고 여기서 신라젠도 성장하는 거대한 선순환 구조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엠투엔은 신라젠 인수를 계기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대형 병원을 설립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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