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제한, 이지메 같다"…日양조회사 방역지침에 공개 반발

2021-05-24 13:13:37

일본 각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가운데 지난달 26일 도쿄도(東京都) 다이토(台東)의 한 음식점에 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가운데 음식점·주점 영업 제한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시에 본사를 둔 양조업체인 아사히(旭)주조는 "음식점을 지키는 것은 일본의 목숨을 지키는 것으로 이어진다"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식점 등의 영업시간을 일괄 제한하는 것을 비판하는 전면 의견 광고를 사쿠라이 가즈히로(櫻井一宏) 대표이사의 명의로 24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에 실었다.

아사히주조는 효고(兵庫)현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경로가 가정 52.1%, 직장 16.2%, 복지시설 7.5%이며 음식점은 2.9%에 불과하다고 예를 들고서 "그런데도 음식점에는 코로나 감염 방지책으로 매우 엄중한 영업시간 제한 등이 걸려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생노동성 직원들이 심야 회식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하지만 제한을 가한 직원들 자체가 밤늦게까지 회식을 계속했다는 것은 누구도 제한의 실효성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비판했다.

아사히주조는 "결국 믿지 않고 있으면서도 이지메(학교·직장 등의 집단 괴롭힘 등)처럼 음식점은 시간제한 등을 강요받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음식점이 코로나19 재앙의 최대 희생자"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많은 음식점이 문을 닫거나 도산하고 주류나 식자재를 공급하는 납품업체도 연쇄적으로 도산할 것이라며 여러 음식점을 일괄해 동일한 방식으로 시간제한을 가하는 방역 대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사히주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재임 중 주요 인사들과 식사 때 즐겨 마셔서 주목받았던 고급 청주 '닷사이'(獺祭)를 생산하는 업체다.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은 아사히주조의 본사가 있는 이와쿠니시를 지역구(야마구치현 제2구)로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아베의 지역구는 역시 야마구치현에 속한 '야마구치현 제4구'다.

외식업 체인점을 운영하는 '글로벌다이닝'은 올해 3월 도쿄도(東京都)가 코로나19 긴급사태 발효 중에 내린 영업시간 단축명령이 위헌이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업체는 도쿄도의 명령이 "영업의 자유나 법 아래의 평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도쿄도가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정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맞서는 가운데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일본에서 기업인은 정부나 당국의 지침에 불만이 있더라도 겉으로는 순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방역 정책에 대한 불신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도쿄도의 경우 영화관에 대해서는 휴업을 요청하고 연극 등을 하는 극장은 영업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업계에서는 이런 구분에 수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영업시간 단축이 역효과를 부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쿄에 본사를 둔 식당 예약 시스템업체인 테이블체크가 도쿄 음식점 약 2천 곳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8월 당국이 주류를 제공하는 식당의 영업을 오후 10시에 종료하도록 요청하자 매장의 혼잡도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도쿄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영업 단축을 요청하자 오후 6∼10시 시간당 음식점 손님 수가 통상의 약 1.5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긴급사태가 4∼5주를 넘기면서 음식점의 이용객이 다시 늘어나는 경향이 보이는 등 시간이 길어지면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sewonle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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