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급속 확산 영국 변이, 병세에도 악영향…"중증도 1.2배"

2021-05-07 08:35:25

지난 6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한 목욕탕 앞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위해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국발(發) 변이가 병세를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할 뿐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었으나, 의료·방역 현장에서는 증상도 더 나쁘게 한다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한 울산에서는 3월 8일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 1인실 격리 원칙 ▲ 24시간 간격 유전자증폭(PCR) 검사 2회 음성일 때 격리 해제 등 강화된 감염관리 조치를 적용했다.
다만 당시만 해도 영국 변이가 중증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방역 당국은 판단했다.

"전파력이 1.7배가량 강해서 감염 확산 우려는 높지만, 증상이나 치료 방법은 기존 코로나19와 똑같다"는 게 당시 울산시 설명이었다.

그러나 2개월가량 지난 5월 초 현재 방역 당국은 영국 변이가 중증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울산을 중심으로 영국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의료 현장에서 환자 표본이 늘면서, 전파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결론으로 수렴되는 모양새다.

시는 지난 5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영국 변이 감염환자의 '중증 이환율'(확진 환자 중 중증 환자로 전환하는 비율)은 3%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존 코로나19 확진자는 이 수치가 0%에 가깝다.

즉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 기존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00명 중 3명꼴로 병세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증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기존 판단을 크게 수정한 것이다.



다만 영국 변이가 중증도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국제적으로도 여전한 연구 과제이며, 학계와 의료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3월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는 영국 변이 환자의 사망률이 61% 높다고 보고됐다.
같은 달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논문도 30세 이하 영국 변이 환자의 사망률이 64% 높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달 로이터통신과 미국 N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영국 변이 환자의 증상이 더욱 심하거나 사망률이 높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영국 연구팀이 지난해 11∼12월 코로나19 환자 341명을 영국 변이(58%)와 그 외 코로나19(42%) 환자로 분류해 관찰한 결과다.

영국 변이 환자군에서는 바이러스 검출량이 많을 뿐이었는데, 이 때문에 치명률보다는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영국 변이가 중증도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다만 감염병 치료 전담병원이 확진자 중 변이 감염자를 별도 구분하거나, 변이 환자에게 특별한 치료법을 적용하지는 않는다.
변이 감염자를 일일이 가려낼 수 없는 데다, 기존 코로나19 환자와 변이 감염자의 치료법에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확진자 치료를 담당하는 안종준 울산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국 변이는 중증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1.2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라면서 "환자 치료에 변이 환자를 따로 구분하지 않으며, 변이 환자라 해도 조치나 치료 시스템은 다를 게 없다"라고 밝혔다.

hkm@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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