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인]"울림 있다" "부끄러웠다" 신입 외인이 깨운 투지, 봉인해제 된 왕조의 DNA

2021-05-03 06:02:58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4회 1사 2, 3루에서 이원석의 외야플라이 타구 때 2루주자 강민호와 3루주자 피렐라가 득점에 성공했다. 포옹을 나누고 있는 강민호, 피렐라. 대구=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5.02/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왕조시대가 저문 뒤 지난해까지 삼성 야구에는 2%가 부족했다.



시리즈 2번을 먼저 이기면 한번은 내주기 일쑤였다. 좀처럼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대 외인 에이스를 만나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뒤집어 이기는 끈끈함도 부족했다. 역전승은 7위로 적고, 역전패는 2위로 많았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삼성 야구는 확 달라졌다.

엄청나게 끈끈해졌다. 1,2점 차 박빙의 승부에서 7승1패(0.875). 압도적 1위다.

삼성은 1위 싸움을 벌이던 LG와 주말 3연전을 홈에서 싹쓸이 했다. 시민야구장 시절 이후 처음이다. 작년 같았다면 충분히 질 만했던 경기들. 결정적 순간 틀어 막았고, 홈런이 터졌고, 과감하게 뛰었다.

마치 왕조시대 바로 그 팀을 다시 소환해 낸 듯한 모습.

최채흥 오재일 김동엽 등 투-타 주축 선수 없이 우려 속에 출발한 올 시즌.

과연 무엇이 삼성을 전혀 다른 팀으로 만들었을까.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32)다.

못 말리는 열정과 투혼. 공을 쪼개버릴 듯한 극단적 풀스윙과 성난 황소 같은 폭발적 주루.

타협은 없다. 어떤 상황, 어떤 순간에도 풀 에너지를 그라운드에 쏟아 붓는다. 앞선 타석에서 멀티 히트를 쳤든, 점수 차가 크게 나든 그런 건 염두에 없다. 그저 야구장에 서서 팬 앞에 서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다.

처음에 신기한 눈으로 신입 외인의 원맨쇼를 지켜보던 동료 선수들. 서서히 변해갔다.

생소함이 놀라움으로, 경탄이 울림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잠시 잊고 있었던 프로페셔널로서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다음은 피렐라에 대한 동료 선수들의 증언.

야수 최고참 강민호는 달라진 삼성의 분위기에 대한 질문에 주저 없이 피렐라를 언급했다.

강민호는 "피렐라 선수가 선수 전체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베이스러닝 하나도 다음 타자를 위해 열심히 뛰어주고 그런 허슬 플레이가 선수단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증언했다.

캡틴 박해민은 "피렐라 선수가 오면서 정말 긍정적인 효과를 많이 주고 있다. '선수 하나로 팀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고참 민호 형이 전력질주 하는 걸 보면서 후배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참 이원석도 피렐라에 대해 "정말 열심히 하고, 경기전 준비도 철저히 한다"며 "플레이 하는 걸 보면 그동안 우리가 했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라며 엄지를 세웠다.

삼성은 2일 LG전에 앞서 피렐라 가족 시구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2019년 5월2일에 태어나 이날 생일을 맞은 딸 아이타나와 아내 약세니가 시구를 하고, 피렐라가 공을 받았다.

한국에서 첫 생일을 맞이하는 딸이 라이온즈파크에 처음 온다는 얘기를 들은 주장 박해민이 가족 시구를 제안해 행사가 성사됐다. 지난달 중순 입국한 한국이 첫 이국 생활인 피렐라 가족을 위한 캡틴의 세심한 배려. 시구에 앞서 아이타나 생일 케이크도 준비해 축하 송도 함께 불러줬다.

5년간 잠자던 푸른피 삼성의 왕조 DNA를 온 몸으로 깨우고 있는 복덩이 외인. 다시 시작된 삼성 야구의 전성기를 맨 앞줄에서 이끄는 불쏘시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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