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창 부상 공백의 역설…'안타깝지만…긍정효과도 있네'

2021-04-23 10:37:03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우리 셋 모두 날밤 샜어요."



2020∼2021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를 끝낸 전창진 전주 KCC 감독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꺼낸 말이다.

그가 말한 '셋'은 자신을 포함해 강양택, 신명호 코치다. 아니나 다를까. 마스크에 가려 잘 안보였을 뿐 이들 코칭스태프의 얼굴은 '퀭한' 모습이었다.

이들의 잠을 앗아간 이는 송교창이다. 송교창은 21일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4강 PO 1차전에 결장했다. 지난 19일 오른 발등에 원인 불명의 통증이 갑자기 발생해서다.

통합 우승을 향한 첫걸음인 4강 1차전을 위해 딴에는 잘 준비하고 결전만 기다리던 차에 불의의 악재를 만난 것. 전 감독은 "전혀 생각 못한 변수에 어떻게 대비할지 코치들과 머리를 맞대야 했다. '혹시 자고 일어나면 기적같이 나아지지 않을까?' 눈만 감으면 온갖 생각이 뒤범벅이니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우리가 이렇게 힘들었는데 명색이 정규리그 MVP인 송교창 본인은 얼마나 마음 아프겠느냐"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안타깝기는 사무국도 마찬가지다. 구단 관계자들은 "교창이가 얼마나 독한 친구인데, 저렇게 갑자기 통풍처럼 통증을 느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송교창의 평소 생활을 보면 더욱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송교창은 참으로 '재미없게' 사는 젊은 청년이다. 훈련 없는 시간, 방구석에서 TV 시청하는 것 말고는 이른바 '딴짓'을 모르고 산다. 금주·금연은 기본이고 야식 먹을 때 피자, 치킨 종류에 손대는 일도 거의 없다. 특히 비시즌에도 트레이너가 단백질 위주의, '맛없는' 식단을 짜주며 몸 관리를 하도록 하는데 유독 송교창만 '미친듯이' 따른다고 한다. 트레이너가 "저 어린 나이에, 저렇게 독한 친구는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몸 관리에 나쁘다는 건 철저하게 배척하고 몸에 좋다는 것만 실천하는, 그런 송교창이 이런 부상을 한 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더욱 마음 아프다는 게다.

하지만 푸념은 여기까지. 역설적이게도 송교창의 부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가보다. 전화위복이라고, 남은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자극제가 됐다. KCC는 송교창 공백에도 85대75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을 보면 KCC의 완승이었다. 이날 승리의 공신이었던 라건아 정창영 등 남은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언급한 숨은 승리 비결이 있다.

"송교창이 빠졌으니 나라도 한 발 더 뛰자고 마음먹었다." 각자 이런 마음으로 뭉쳤으니 KCC의 전력이 약해질 리가 없었다. '큰돌' 빠져서 무너질 줄 알았는데 '작은돌'을 모아서 그 구멍을 메운 격이다.

전 감독은 다른 해석도 내놨다. "6강에서 그렇게 잘 하던 전자랜드였는데 이번 1차전에서 붙어보니 전자랜드 선수들이 송교창 빠졌다고 정신무장을 약간 내려놓은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어찌됐든 송교창의 공백이 1차전 승리의 자극제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고 '송교창 없어도 할 만하다'고 마음 놓을 순 없는 노릇. 이번 '약발'이 2차전서도 통하리란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송교창 복귀로 '완전체'만큼 확실한 '약발'은 없다. 그래서인지 22일 송교창을 서울에서 전주로 다시 불러들인 KCC는 통증이 가라앉기를 목놓아 바라보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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