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일감몰아주기 의혹' 칼 빼든 공정위…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나

2021-04-08 13:58:16

공정거래위원회가 GS칼텍스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칼을 뽑았다. 일감 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 조사에 착수했다. 재계 안팎에선 GS칼텍스에서 시작된 공정위의 조사가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올해 초 접수된 공익제보를 바탕으로 상당 기간 부당 거내거래 의혹 관련 사실 여부 파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공정위가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근절 관련 제재 강화에 나서며 기업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아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GS칼텍스 현장조사…2005년 LG에서 분리 이후 처음

GS가 2005년 LG그룹에서 분리 이후 처음으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칼텍스 본사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GS칼텍스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GS ITM에 일감을 몰아줘 오너 일가에 부당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공정위는 조사 과정에서 양사 간 거래 관계와 비용 및 단가 등에 대한 내부 자료를 확보 및 주요 간부들의 진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초 공정위에 접수된 GS칼텍스의 비리 의혹 관련 내부 공익제보를 토대로 사실 확인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는 "조사 중인 사건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GS칼텍스의 부당거래 혐의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GS ITM과 삼양인터내셔날 관련 일감몰아주기 관련 의혹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GS ITM은 GS그룹의 시스템통합(SI)업체다. SI업체는 대기업 경영승계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경영 2·3·4세의 그룹 내부 장악력을 키우고,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경영승계 실탄 마련도 수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너일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불법과 편법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공정위가 GS칼텍스가 GS ITM의 일감몰아주기 의혹 조사에 나선 배경이다.

GS ITM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오너4세의 개인회사에 가까웠던 곳이다. 자본금 30억원으로 2006년 5월 설립된 곳으로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1억원, 1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내부거래 비중은 75%에 달했다. 이후 그룹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다.

GS ITM은 3년 전까지 당시 기준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등 오너 일가가 8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내부 거래 비중도 60~70%에 달했다. 그러나 내부거래 관련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자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 및 JKL파트너스에 지분 80%를 매각했다.

당시 업계는 GS가 GS ITM을 매각한 배경으로 2018년 8월 입법 예고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과 연관 짓는 시선이 많았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비상장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이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공정위 제재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선제대응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GS ITM의 매각 이전 관련 거래 내역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거래 조건이었는지, 유리하게 이뤄진 일방적 거래 여부를 들여다보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삼양인터내셔날도 공정위의 주요 조사 대상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삼양인터내셔날은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등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로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에서 연간 약 5000억원 이상의 윤활유를 매입해 해외에 판매하고 있다. 공정위는 삼양인터내셔날이 이 과정에서 실질적 역할 없이 '통행세'로 수익을 올렸는지도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세 부과는 공정거래법에서 부당지원행위의 하나로 금지하고 있는 사안이다.



▶"투명한 기준 바탕 거래, 의혹 해소될 것" 선긋기

재계 안팎에선 공정위의 GS칼텍스와 GS ITM 관련 부당 내부거래 관련 조사가 그룹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S는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관련 규제 대상 기업이 많은 곳 중 하나다. 2018년 공정위 기준 국내 대기업 중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른 계열사가 15곳이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규제 대상 계열사 수는 30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당시 GS그룹 내 계열사 수가 71곳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계열사의 40% 이상이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GS는 기업 특성상 가족경영을 내세우며 오너 일가가 계열사의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 구성원이 많아 경영 3세들이 사업 분야별 경영을 전담, 오너일가간 경영 분쟁은 없지만 복잡하게 얽힌 지분 구조 등으로 인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다.

다만 공정위가 GS칼텍스와 GS ITM, 삼양인터내셔날의 내부거래의 가격 정상범위를 정량평가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이번 조사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GS는 공정위의 이번 조사가 그룹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GS칼텍스의 문제로, 그룹 차원에서 자세한 내용은 파악할 수 없다고 답했다. GS칼텍스도 비슷한 입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공정위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만 왔다 갔을 뿐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투명한 기준에 따라 거래를 하고 있어 의혹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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