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새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1)가 데뷔전에서 물음표를 남겼다. 폰트는 7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고작 2이닝 투구에 그쳤다. 2루타 2개 포함 4안타를 내줬는데, 볼넷을 3개나 허용했다. 2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면서 무려 71개의 공을 던졌다.
이날 폰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4㎞. 앞선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 때 구속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속으로 어깨 통증 우려는 벗어냈다. 그러나 문제는 제구였다. 1회초 6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32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볼 비율은 20대12였으나 한화 타자들의 집요한 커트에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2회에도 한화 타자들이 공을 커트해가면서 수 싸움을 펼치자 흔들림은 더 커졌다. 결국 폰트는 이날 예정된 70구의 공을 단 2이닝 만에 채우면서 조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한화전만으로 폰트의 모든 것을 판단하긴 이르다. 비자 발급 문제로 국내 합류가 늦었고, 어깨 통증으로 시범 경기를 전혀 치르지 못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더딜 수밖에 없는 실정. 한화전에서 구속은 충족했지만, 100%컨디션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앞으로 경기를 치르며 몸을 만들어간다면 충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
다만 SSG가 폰트의 몸만들기를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 등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구축된 편이지만, 1선발감으로 지목됐던 폰트가 흔들린다면 선발진 전체의 부담감이 커질 수도 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브록 다익손, 닉 킹엄, 리카르도 핀토 등 외국인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던 SSG였기에 폰트의 빠른 반등을 절실히 바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