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이 대단한 점, 이정현-송교창 아닌 유현준의 팀 만든 것

2021-04-01 16:56:13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전창진 감독이 대단한 점, 유현준 중심의 농구로 우승을 했다는 것.



전주 KCC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전 감독의 파란만장한 농구 인생이 주목받았다. KBL 최고 명장으로 각광을 받다, 승부 조작 논란으로 바닥을 쳤다. 그리고 어럽게 돌아온 KBL 무대에서 다시 우승 감독이 됐다.

전 감독의 지도력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랜 기간 쉰 전 감독이 바뀐 농구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겠느'냐 했지만, 전 감독의 강력한 조직 농구는 여전히 막강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KCC 농구, 장기 레이스를 펼치며 발생하는 기복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

전 감독 농구의 핵심은 스타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KCC에는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 이정현과 MVP 후보 송교창 등 화려한 선수들이 있다. 감독들이 팀에 부임하면 확실한 카드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전 감독은 이를 거부했다. 지난 시즌에는 이정현 등 선수들과의 주도권 밀당(?)이 살짝 있었고, 이대성(오리온) 트레이드 등이 사실상 실패였다. 시행착오를 겪은 전 감독은 이번 시즌 확실하게 색깔을 정했다. 포인트가드 유현준 중심의 팀을 만든 것이다. 자신의 조직 농구, 모션 오펜스를 구현하기 위한 필수 요소였다.

KCC 경기를 보면 모든 공격이 유현준에서 시작된다. 단 그가 공격을 독점적으로 한다거나, 공을 오래 잡지 않는다. 가장 득점하기 쉬운 선수를 찾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드리블과 스피드가 좋고, 패스 센스가 넘치는 유현준은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였다. 그동안 재능은 있지만 플레이 스타일이나 개인 성향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던 유현준이었는데, 전 감독은 이 선수에게 강한 신뢰를 보내며 중요한 역할을 맡겼다.

시즌 초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시합을 치르며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교통정리가 자연스럽게 됐다. 이정현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체력을 아낀 이정현은 꼭 필요할 때 득점을 해주는 해결사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송교창이 MVP 경쟁 후보 허 훈(KT)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도 유현준 중심의 농구를 했기 때문이다. 송교창의 희생이 있어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군더더기 없는 꼭 필요한 플레이만 했다. 전 감독 부임 전 KCC의 농구를 돌이켜 보면 고 안드레 에밋과 이정현, 둘이 농구를 하는 팀이었다. 확실하게 비교가 된다.

정창영도 전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다. 키가 작고, 수비력이 약한 유현준의 단점을 보완해 줄 완벽한 대체 카드였다. 프로 데뷔 후 개인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팀 플레이와 외곽슛에서 약점을 지적받던 정창영은 전 감독을 만나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KCC의 우승도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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