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GS칼텍스가 챔피언결정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GS칼텍스는 KOVO컵대회, 정규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여자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3개의 트로피를 휩쓴 트레블에 성공하면서 프로배구 역사에 귀중한 한 페이지를 남겼다.
그 어느때보다 흥했고, 말도 많았던 2020~2021 시즌이었다. 지난해 프로배구는 갑작스레 덮쳐온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정규 시즌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팬데믹 현상이 점점 퍼지면서 경기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고, 결국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않고 시즌이 끝났었다. 올해도 프로배구는 시즌 내내 무관중 경기로 치렀고, 포스트시즌에서만 10%의 관중이 입장했다. 다행히 여자부는 한번도 중단 없이 정상적으로 일정을 종료했다.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이 맞붙은 챔피언결정전 시청률도 역대 최고 시청률 순위를 모두 갈아치웠다. 경기당 평균시청률이 3차전이 2.407%에 달했고, 2차전 2.185%, 1차전 2.112%로 매 경기 2%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3차전 막판에는 순간 최고 시청률이 무려 4.059%에 달했다. 바야흐로 여자배구가 겨울스포츠 대세로 자리매김 했다. 김연경(흥국생명)의 국내 복귀로 개막 당시부터 여자배구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고, 그 관심은 높은 인기로 이어졌다. 기존의 각 팀 주축 선수들 뿐만 아니라,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은 신예 스타들의 활약도 여자배구를 꽃피운 결정체였다.
하지만 화려한 흥행 이면에는 상처도 있었다. 프로배구는 시즌 막바지인 지난 2월 주요 선수들의 과거 학교 폭력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흥국생명의 주축이자 국가대표로도 많은 인기를 얻고 큰 '팬덤'을 보유했던 이재영, 이다영 자매 선수들의 사과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결국 출장 정지 징계 상태로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들 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학폭의 가해자였다는 폭로 대상이 되면서 한동안 배구계가 몸살을 앓았었다. 남자부에서도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이 과거 박철우 폭행 파문이 재조명되며 결국 자진 사퇴를 하는 등 전반적으로 어수선했던 배구계다. 흥행 이면에는 일종의 '노이즈'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