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터뷰] "빨리 끝났으면 좋다는 생각도 했네요" 김연경, 무거웠던 여제의 짐'

2021-03-31 00:00:57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준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3.30/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술 한 잔 하면서 선수들과 속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네요."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 킥스와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2대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배했다.

2008~2009시즌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일본, 터키, 중국 등에서 활약한 김연경은 12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시즌 내내 '배구여제'로서 위엄을 뽐낸 김연경은 다시 한 번 GS칼텍스와 정상 자리를 놓고 다퉜다.

12년 전과는 달랐다. 1,2차전을 내리 셧아웃을 내준 흥국생명은 3차전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1승 없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김연경은 3차전에서 27득점, 공격성공률 52.17%로 활약했지만, 패배에 빛이 바랬다.

경기를 마치고 김연경은 "진 뒤에 인터뷰장에는 처음 온 거 같다. 1차전도 그렇고 2차전도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경기를 내줬다. 3차전에서는 좀 더 물고 늘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져서 아쉽지만,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학폭 논란으로 이재영과 이다영이 팀을 떠났다. 주축 선수가 빠지면서 팀은 휘청거렸고, 중심을 잡는 일은 김연경의 몫이 됐다. 김연경은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많이 옆에서 도와줬다. 많은 어려운 일이 있었지만, 플레이오프를 잘 마치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왔다는 것으로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힘든 순간이었던 만큼, 김연경은 국내 복귀를 후회했을 순간도 있을 법 했다. 김연경은 "후회보다는 빨리 시즌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거 같다. 그리고 어느 시점이 지나다보니 날짜를 세기보다는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올 시즌은 마음이 더 무겁고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고 했던 시즌이었던 거 같다. 그대로 마무리가 내 나름대로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경기를 마친 뒤 김연경은 동료 선수들을 토닥이며 달래는 역할까지 했다. 김연경은 "2차전 끝나고 나서 3차전 할 때도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플레이오프를 이기다보니 욕심 아닌 욕심이 생긴 거 같다. 실력 면에서도 GS칼텍스가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욕심을 내다보니 아쉬움도 많았다. 잘했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김연경은 국내 무대를 다시 떠나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김연경은 향후 거취에 대해서 "올해는 천천히 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즌 중간 많은 제의가 있었는데 기다리고 있는게 있었다. 천천히 여유있게 결정을 하고 싶다. 폭넓게 생각을 정리해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즌을 마친 뒤 계획에 대해서는 "시즌을 7개월 동안 하면 내일도 운동을 해야할 것 같다. 끝났나 믿겨지지가 않는데 오늘 저녁에는 선수들과 술 한잔 하면서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속 편하게 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당했던 손가락 부상에 대해서는 "괜찮다. 다시 한 번 정밀 검사를 받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연경은 "많은 분들이 항상 잘할때나 못할때나 제편에 있어서 많이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든 분들이 큰 힘이 된 거 같다. 오늘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어려운 티켓팅을 해서 오는 걸 보니 감동적이었다"고 인사를 남겼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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