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측이 '백승호 사태'와 관련해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일명 '백승호 사태'는 지난 2010년 매탄중(수원 삼성 유스팀) 입학이 예정된 백승호가 스페인 유학을 떠나면서 수원 구단의 배려로 거액의 유학비를 지원받았고, K리그로 돌아오면 수원에 복귀한다는 합의서까지 작성했지만 이번에 국내 복귀를 추진하면서 전북 현대 입단을 시도하다가 수원의 거센 반발을 부른 것이다.
백승호 사태가 불거지자 난데없이 소환된 유사 사례가 있다. 1년 전 국내 축구계를 뜨겁게 달궜던 기성용의 복귀 파동이다. 당시 기성용이 입단하려 했던 구단이 백승호와 같은 전북이었고, 기성용과 FC서울의 계약서 조항(K리그 복귀 시 FC서울에 입단한다)도 백승호-수원의 약속과 거의 같았다.
문제의 조항을 모르고 기성용 영입을 추진했던 전북이 괜한 분란을 키우지 않기 위해 뒤늦게 철회하는 수순을 밟은 것도 이번 백승호 사태와 판박이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이번 백승호 사태를 보면서 기성용 사례를 떠올릴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
기성용은 2019년 말부터 FC서울에 K리그 복귀를 타진했다. 계약서 조항을 충실히 따르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FC서울이 기성용을 당장 영입할 형편이 되지 않아 복귀 타이밍을 늦추자고 했고, 기성용측은 FC서울이 받아 줄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차선책으로 전북 입단을 타진했던 것.
그러나 백승호는 전북 입단설이 공개될 때까지 수원 구단에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았다. 수원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전북 입단 추진 사실을 알게 됐다. 그 때도 '설마 아니겠지. 백승호와 부모가 그럴 분들이 아닐텐데'라고 믿지 않았다가 뒤늦게 사실인 것을 알고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축구인은 "백승호가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 요식행위로라도 수원측과 사전 논의 절차를 밟았더라면 이렇게 시끄러워지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화장실 갈 때와 갔다 온 뒤 마음이 다르면 되겠느냐'는 옛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