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계에 불어닥친 '폭력 논란'이 KB손해보험으로까지 퍼졌다. 이상열 감독이 지난 20일 잔여 경기 출장 포기를 했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12년 전 일이다. 이상열 감독은 2009년 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상열 감독은 당시 무기한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 감독이 다시 코트로 돌아오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그동안 남자배구 대표 선수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무기한 자격정지가 해제됐다.
이상열 감독은 지난 2년 간 하위권을 맴돌았던 KB손해보험을 봄배구 문턱까지 끌어 올렸다. '탄탄대로'로 걷는듯 했지만 말 한 마디가 큰 파장을 낳았다. 지난 17일 우리카드전을 앞두고 최근 배구계에 불어닥친 '학교 폭력' 문제를 두고 '인과응보'라는 말을 했고, 박철우는 SNS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라며 분노했다. 이후 박철우는 공식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이상열 감독을 언급했다. 이상열 감독이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박철우의 닫힌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이상열 감독은 공식적으로 20일까지 훈련을 이끌었고, 21일에는 잠시 훈련장에 방문해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해달라"며 팀을 떠났다.
이경수 코치도 경기 전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세 명의 코치가 전반적인 경기 흐름을 조율했고, 주장 김학민이 작전타임을 주도하며 코트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끌었다.
1세트 상대의 강력한 서브에 흔들리며 19-25로 패배했던 KB손해보험은 2세트 외국인 선수 케이타가 살아나면서 듀스 접전 끝에 27-25로 승리를 잡았다.
KB손해보험은 3세트 흐름을 완벽하게 탔다. 케이타와 김정호가 화력을 과시한 사이 박진우가 블로킹 벽을 높게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