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국 슈퍼맨도 됐다가 레옹도 되는 병원장님 사연

2021-02-22 08:33:55

[한림대의료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 병원장이 직접 나서서 감염 관리 수칙을 전달하는 데 팔을 걷어붙인 곳이 있다.



방역수칙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면 영화 속 주인공인 레옹이나 슈퍼맨으로 우스꽝스럽게 사진이 합성되는 상황도 피하지 않는다.

보통의 회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감염 관리가 요구되는 병원의 특성상 의료진 등 교직원에게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는 요구를 신선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20일 한림대의료원에 따르면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사내 게시판에는 지난해 10월부터 매일 '병원장의 신박한 코로나19 브리핑'이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 글에는 국내 코로나19 상황과 교직원들에 전하는 이성호 병원장의 당부가 담기는데, 특이한 점은 글과 함께 게재되는 사진에 있다.

병원장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무인도에 표류하는 모습, 영화 레옹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감염 관리를 위해 병원 내에 화분 반입이 금지돼 있다는 걸 설명하거나 마술사로 변신해 코로나19 백신이 마술처럼 나타나기를 희망하는 모습 등이 담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나온 대사를 차용해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확진자 되면 다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제 말을 전적으로 들으셔야 합니다. 직원 여러분!' 등이 적힌 사진도 게재됐다.

이 병원장은 병원에서 일하느라 고충이 큰 직원들을 위한 위로도 전한다. '여러분들에게 모범이 되기 위해 회식도 안 하고 11개월째 혼밥 중'이라고 표현해 웃음을 자아내거나 슈퍼맨 복장을 하고 '저의 부업은 여러분을 지키는 슈퍼맨입니다'라고 하면서 직원들의 힘을 북돋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로 업무와 관련한 딱딱한 공지사항이 올라오던 게시판에 이런 사진이 게재되자 교직원들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져 조회 수가 6천 건을 넘겼다. 썰렁하더라도 조금이나마 직원들에 웃음을 주고자 노력하는 이 원장의 모습을 친근하게 느끼는 직원들도 있다.

한 직원은 "전에는 병원장님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신박한 브리핑을 본 뒤 병원장님이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번 브리핑은 감염관리실 정명화 팀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매일 감염관리에 힘쓰는 병원 직원들에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과 방역 수칙 등을 조금이나마 친근하게 전달하려는 취지다.

'망가지는' 병원장의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라도 게시판에 자주 들어오게 해 코로나19 상황과 정부의 감염관리 정책, 방역 수칙을 되새기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부끄럽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고갈될까 걱정도 되지만 많은 교직원이 봐주시고 감염관리 수칙을 잘 따라주고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은 상황이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교직원들과의 소통을 늘려가며 슬기롭게 코로나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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