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1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서 세트스코어 3대1(25-18, 22-25, 25-17, 25-22)로 승리했다. 4연패를 끊어내며 승점 3점을 더한 흥국생명은 2위 GS칼텍스와의 격차를 5점으로 벌려 일단 1위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순위로 보면 흥국생명이 우위에 있을 것 같지만 많은 이들은 인삼공사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도 주전 세터가 빠진 상태다. 염혜선이 훈련 중 손가락을 다쳐 나설 수 없게 된 것. 인삼공사는 14일 GS칼텍스와의 경기서 염혜선이 빠진 상태에서 하효림을 주전 세터로 내세웠지만 0대3으로 패했다.
분위기는 흥국생명이 더 좋지는 않지만 둘 다 주전 세터가 빠진 상태에서 치르기에 불안한 상황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연습량을 늘리면서 세터와 호흡을 맞췄다"면서 "오늘은 리시브가 잘돼서 세터 김다솔이 좀 더 편안하게 토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1세트에서 박 감독의 바람대로 진행됐고, 이 감독의 걱정이 현실이 됐다. 흥국생명은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김다솔의 토스가 안정되면서 김연경과 브루나의 공격이 폭발했다. 김연경이 8번의 공격 중 7번 성공하며 87.5%의 성공률을 보였고, 브루나도 6득점을 했다.
반면 인삼공사는 주포 디우프의 공격이 약해졌다. 2번이나 블로킹 당했고, 성공률이 31.3%에 그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최은지와 고의정이 4점씩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디우프의 공격이 여의치 않으며 끌려갔다. 흥국생명이 계속 리드를 뺏기지 않았고 25-18의 여유있는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이전에 힘없이 패했던 팀이 아니었다.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김연경과 브루나의 공격이 터지면서 추격을 했다. 디우프의 공격 미스까지 더해지며 점수차가 좁혀졌고 14-16에서는 브루나의 연속 백어택으로 16-16으로 2세트에 첫 동점을 만들었다.
중요한 상황에서 인삼공사 에이스 디우프가 살아났다. 연속 백어택을 성공시켜 21-18로 다시 리드를 잡은 것. 이어 브루나의 스파이크를 한송이가 블로킹하며 4점차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흥국생명이 브루나의 공격과 블루킹으로 계속 추격했지만 인삼공사는 착실히 점수를 뽑으며 25-22로 이겨 세트스코어 1-1로 만들었다.
3세트는 접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이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반전했다. 9-10에서 이주아가 디우프의 공격을 연속 두번의 블로킹으로 막아내고, 브루나까지 디우프를 블로킹하면서 단숨에 13-10으로 역전한 것. 흐름을 잡은 흥국생명은 브루나의 공격을 앞세워 계속 앞서나갔고, 김연경마저 디우프의 공격을 블로킹하면서 19-14로 앞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인삼공사가 디우프를 앞세워 추격을 했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브루나로 리드를 지켜내며 25-17로 끝냈다.
4세트 초반 흥국생명이 브루나와 김연경의 공격으로 좋은 흐름을 이었지만 이내 인삼공사가 신인 이선우의 패기있는 공격을 앞세워 추격을 했다. 흥국생명은 11-11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김미연의 스파이크에 디우프의 공격 범실, 김연경의 스파이크와 블로킹으로 단숨에 4점을 뽑아 15-11로 다시 앞서나가며 승리에 조금 더 다가섰다. 인삼공사의 추격으로 21-20, 1점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흥국생명은 브루나와 김연경의 스파이크로 위기를 벗어났고 25-22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흥국생명은 무엇보다 김다솔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맞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그러면서 브루나가 무려 30점을 올리는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김연경도 24점을 올렸다.
인삼공사는 디우프가 35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다른 공격수들이 받쳐주지 못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