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1년 이집트 남부 룩소르 인근의 나일강 서안 장례 신전에서 발굴된 이 파라오의 미라는 다소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두개골 오른쪽 앞부분이 깨져 있고 손도 심하게 뒤틀려 있었다.
또 훼손이 심한 미라의 상태를 토대로 방부처리 작업이 왕실이 아닌 곳에서 진행됐을 것이라는 추론도 있었다.
이집트 유물부 장관을 지낸 저명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와 카이로대 의대 방사선과 사하르 살림 교수는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으로 미라의 3차원 입체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이미지에서 새로운 단서들을 찾아냈다.
하와스 전 장관과 살림 교수는 또 도끼와 창, 단검 등 카이로 박물관에 소장된 힉소스 무기들의 생김새와 두개골에 생긴 파손 부위의 모양을 비교해 연관성을 찾아냈다.
그 밖에 미라의 손 모양을 분석해 팔이 등 뒤로 묶인 상태에서 생긴 기형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자들은 세케넨레 타오 2세가 전투 중 적에게 사로잡힌 뒤 저항할 수 없도록 손을 뒤로 결박당한 채 끌려가 일종의 '처형 의식'에 따라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이들은 미라의 뼈 상태를 통해 세케넨레 타오 2세가 살해됐을 당시 나이가 40세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했고, 당시 방부 처리 과정에 현대의 성형수술에 쓰이는 것과 유사한 재료가 쓰였다는 점도 확인했다.
하와스 전 장관과 살림 교수의 연구 결과는 2월 17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 인 메디신'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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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