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다영 학폭 출장정지 직격탄…흥국생명, 충격의 2G 연속 최다 득점 차 패배

2021-02-17 00:01:00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기업은행의 경기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흥국생명 김연경, 김다솔, 김미연, 김채연이 1세트 큰 점수로 뒤진 가운데 고개숙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2.16/

[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학교 폭력' 직격탄을 맞은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16일 경기를 위해 인천계양체육관에 도착한 흥국생명 선수단 발걸음은 무거웠다. 박미희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들 모두 굳은 표정. 흥국생명은 이날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승점 1점만 획득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장밋빛 희망보다는 무거운 공기가 흥국생명을 짓눌렀다.

주축 선수인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과거 저지른 학교 폭력 사실이 세상을 뒤덮었다. 흥국생명은 이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이들에게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재영-이다영 뿐만 아니라 배구계 곳곳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고발이 이뤄지면서 후속 조치도 이뤄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교육부 등 관계 당국과 협의해 학교 운동부 징계 이력을 통합 관리해 향후 선수 활동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교 폭력 관련 규정이 없어 징계를 고심했던 한국배구연맹은 이날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학교 폭력 이력이 있는 선수에 대해서는 신인 드래프트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했다.

배구계의 미래로 주목받던 이재영-이다영이 이탈하면서 이날 계양체육관에는 약 80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경기를 앞두고 박미희 감독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학교폭력은 나와선 안된다. 개인적으로 체육인 한 사람, 선배, 감독으로서 심려끼쳐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홈코트인 계양체육관 곳곳에는 '쌍둥이 흔적'은 지워졌다. 거리에 선수 소개가 돼 있던 배너를 비롯해 게시판 등에는 이재영-이다영의 모습은 없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흥국생명 경기력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이재영-이다영이 나란히 결장한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0대3으로 패배했던 모습이 이날도 이어졌다. 경기를 앞두고 박미희 감독은 "프로답게 팀 목표를 향해 달려겠다"고 강조했지만, 분위기를 반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흥국생명은 이재영을 대신해 김미연이, 이다영을 대신해 김다솔이 선발로 나섰다. 외국인 선수 브루나도 힘을 쓰지 못하면서 1세트 초반부터 교체돼 빠졌다. 김연경이 분전했지만, 라자레바를 앞세운 IBK기업은행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전승을 거뒀던 흥국생명이었지만, 1세트부터 더블스코어로 점수가 벌어지면서 끌려갔다. 김연경이 연속 득점으로 추격에 불씨를 당겼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세트를 25-21로 내준 흥국생명은 2세트 더욱 무기력했다. 2세트를 10-25로 내줬고, 3세트마저 10-25 내주면서 0대3 셧아웃 패배. 충격이다. 34점 차 패배를 당한 흥국생명은 두 경기 연속 시즌 최다 득점 차 패배의 불명예를 안았다. 종전 기록은 지난 11일 도로공사전에서 기록한 33점이다. 동시에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선두 흥국생명은 아무도 예상못한 4연패 수렁에 빠졌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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