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온다!" 최태웅vs고희진, 두 절친의 선수 격려법

2021-01-14 14:30:35

최태웅(왼쪽) 감독과 고희진 감독.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웃으면! 복이 온다!"



한국배구 대표 세터 출신, 챔피언결정전 2회 우승에 빛나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감독은 배구계 명언제조기로 유명하다. 올시즌에도 "앞으로 너희들의 시대가 온다. 앞만 보고 달려가라", "이런 식으로 지면 화가 나야돼, 열이 받아야돼" 등의 명대사, 명장면을 남겼다.

이 같은 최 감독의 '말말말'은 그가 방송사 마이크를 차고 경기에 임하면서 배구 팬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마이크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부담스러워하는 감독들도 있다. 무심결에 고성이나 격한 언어가 여과없이 나올 수 있고, 작전이 노출될 우려도 있기 때문.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두 시즌 연속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 감독이 택한 팬과의 소통 방식이다.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 블루팡스 전에서는 양팀 사령탑이 모두 마이크를 찼다. V리그를 대표하는 양대 배구 명가가 맞붙은 '클래식 매치'. 비록 이번 시즌은 나란히 6~7위로 처져있지만, 두 팀 모두 대규모 리빌딩을 통해 젊은 팀으로 거듭나며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고희진 감독은 최 감독과 삼성화재 무적 함대 시절을 함께 했다. 6년차인 최 감독과 달리 올해 첫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이다. 그간 삼성화재의 팀 컬러와 달리 덕장으로 유명하다. 1980년생 최연소 사령탑답게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젊은 감독이다. 선수 시절부터 팬서비스와 세리머니로 유명세를 떨치며 팬들과의 거리를 가깝게 유지해온 사람답게 마이크 착용에도 주저함이 없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세트스코어 3대0 완승을 거두며 삼성화재를 밀어내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1~3세트 모두 첫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8점)까지 삼성화재가 앞섰지만, 이후 흐름을 빼앗았다.

현대캐피탈은 색다른 구호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최 감독이 "웃으면!"을 선창하면, 선수들이 "복이 온다!"고 따라하는 것. 최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여기(옷깃) 마이크 있으니 노래 한번 불러보라"며 장난을 치는가 하면, 이날 좋은 컨디션을 보인 김명관을 향해 연신 "나이스 토스!"를 외치며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승리를 따낸 뒤엔 환한 미소로 선수들을 반겼다.

고 감독은 좋은 플레이가 나올 때면 거침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집중하고 너희 배구를 해라", "어정쩡한 표정 짓지 말고 나이스하게"라며 선수들을 달랬다. 하지만 매 세트 같은 양상이 반복되자 고 감독의 목소리도 차츰 높아졌다.

특히 3세트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세트 초반 박상하가 잇따라 블로킹을 성공시켰고, 안우재가 2연속 서브 에이스를 꽂아넣으며 완전히 분위기를 장악했다. 부상으로 빠진 황경민의 빈 자리를 베테랑 고준용이 잘 메우며 16-10, 20-16으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마지막 뒷심이 모자랐다. 고비 때마다 범실이 잇따랐고, 다우디를 막지 못했다. 결국 23-25로 역전패. 고 감독은 그답지 않게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된다", "난 지금 (화가)여기까지 올라와있다" 등 강한 멘트를 던지며 어린 선수들의 집중력을 촉구했지만, 흐름을 뒤집진 못했다.

삼성화재는 오는 15일 새로운 외국인 선수 마테우스 크라우척의 자가격리가 풀린다. 삼성화재의 고민인 '20점 이후 접전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 감독은 "상태를 지켜보면서 투입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