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울산서 다시 만난 홍명보 감독님과 브라질월드컵 아쉬움 떨칠것"[현장인터뷰]

2021-01-12 10:48:15

사진제공=울산 현대 구단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의 아쉬움을 울산에서 감독님과 함께 풀고 싶다."



'블루드래곤' 이청용(33)이 7년만에 울산 현대에서 운명처럼 재회한 홍명보 감독과의 첫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청용을 비롯해 지난해 12월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끈 선수들은 11일 홍명보 신임 감독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14일간의 자가격리, 일주일 휴가 후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청용은 "홍 감독님과 소속팀에서 이렇게 재회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미소 지었다. 축구공은 둥글고, 축구의 인연은 돌고 돌아 이어진다.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돼 있다. 이청용은 "오늘 감독님을 처음 뵀는데 아주 오랜만인데도 낯설지가 않았다"고 했다. "대표팀에서 감독님과 짧은 시간을 함께 했다.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만큼 기대가 많이 된다"며 눈을 빛냈다.

아쉽게도 이청용은 홍 감독의 울산 데뷔전이 될 2월 클럽월드컵에 동행하지 못한다. 지난해 6월 포항과의 동해안더비 때 다쳤던 오른쪽 무릎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재활중인 이청용, 고명진, 홍 철, 이동경 등 부상 선수들과 카타르에 동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 시즌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첫 대회에 100% 전력으로 가고 싶지만, 내 욕심 때문에 선수를 희생시킬 수 없다"고 했다.

이청용은 "작년 6월에 다친 무릎 연골판 부위인데 어렵게 한 시즌을 끌고 갔다. ACL까지 잘 끝내보자 했는데 우승하게 되면서 재활 시간이 줄었다. 2월 클럽월드컵보다 다가올 리그를 준비해야할 것같다. 의사선생님과 수술을 할지, 재활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일단은 재활로 진행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레전드' 홍 감독이 새로 부임하고, '쌍용의 한축' 절친 기성용이 새 시즌 서울 주장 완장을 차면서 서울과 울산의 '쌍용더비'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더 뜨거워졌다. 이청용은 "작년에도 서로를 상대로 뛰긴 했지만 (기)성용이도 그렇고 정상적인 폼이 아니었다. 올해는 시즌 시작부터 함께하게 됐으니, 둘 다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저도 기대가 많이 된다. 올 시즌 성용이도 저도 안다치고 잘 뛰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기성용이 서울 주장이니 이청용이 울산 주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청용은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주장 안해도 잘 지낸다. 언제나처럼 팀을 열심히 돕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뼛속까지 팀플레이어, 후배들이 절로 따르는 선수가 단 한번도 캡틴 완장을 차본 적이 없다니 반전이다.

20대에 유럽리그의 축구문화를 온몸으로 체득한 이청용은 축구 경기력뿐 아니라 축구장 안팎 문화에도 관심을 쏟는 흔치 않은 선수다. 이청용은 지난해 FC서울전 직후 레전드를 예우하는 K리그 문화에 대해 작심 발언을 한 바 있다. 한국 축구를 위해 헌신한 레전드, 노장 선수들을 쉽게 쓰고, 쉽게 잊는 문화에 대해 할 말을 했다. 1년동안 지켜본 K리그, 그 부분에서 개선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청용은 "개선이 있었던 팀도 있다. (이)동국이형도 예전에 비해 많은 나이까지 선수생활을 하셨고, 2부리그도 경쟁력이 생기면서 뛸 수 있는 곳도 많이 생겼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축구 문화는 중요하다. 어떤 나라를 따라간다기보다 우리만의 문화가 필요하다. 한국은 브라질, 유럽처럼 여기저기서 많은 선수들이 배출되는 나라는 아니다. 작은 나라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그런 선수 한명 한명을 소중히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K리그와 해외에서 활약하는 어린 선수들도 팬들이 관심 갖고 사랑해주시면 그 이상의 기쁨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저희도 이번 ACL에서 울산 현대 소속으로 나갔지만 K리그 전체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느꼈다. 팬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다"며 팬들을 향한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꿈같은 ACL 우승을 일군 동료들을 향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시즌 K리그로 복귀해 충분히 즐거웠다. 리그 준우승은 아쉬웠지만 ACL 우승 경험도 하고 10개월 동안 정말 즐겁게 축구했다. 함께 축구를 즐기며 우승을 이룬 이 멤버들은 아마 오랫동안 못잊을 것같다."

'가까이서 바라본 지도자 홍명보는?'이란 질문에 이청용은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존경을 표했다. "모든 선수들이 존경하는 분이다. 저도 마찬가지다. 감독님께 더 많이 배우고 싶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같이 하면서 많이 아껴주셨다. 제 역할을 잘하면서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시는 데 최선을 다해 도움을 드리고 싶다. 감독님께서 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지 궁금하다".

겸손하고 반듯하되 할 말을 할 줄 아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스타 이청용은 한눈에 '원팀' 홍명보호에 최적화된 선수다. "감독님도 늘 팀을 강조하시고, 저도 제가 돋보이는 것보다 팀플레이를 중시한다. 그런 면에서 잘 맞는 것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아쉬움이 많았다. 그 아쉬움을 팀에서 함께 풀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지켜보는 팬들도 즐거우실 것같다. 새 시즌 한국축구가 즐거워질 것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7년만에 울산에서 재회한 홍 감독와 이청용에게 동반 사진촬영을 요청했다. '아시아의 호랑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레전드들이 울산 트레이드마크 '호랑이 발톱' 포즈를 취했다. 훈훈한 투샷, 분명 처음인데 데자뷰처럼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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