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 칼럼]삼성 오승환? '오승환 닮은꼴' 日 직장인의 오승환 따라잡기

2021-01-12 08:00:48

오승환 닮은꼴 50세 일본인 직장인. 사진제공=무로이 마사야

위 사진에서 삼성 라이온즈 모자와 유니폼을 입은 남성을 보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39)이라고 착각한 사람이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남성은 오승환이 아니다. 한국인도 아니다. 주인공은 일본 도쿄에 사는 50세 회사원이다. 이 사람은 7년 전 지인으로부터 "오승환과 얼굴이 닮았다"라는 말을 들은 이후 생활에 변화가 생겼고, 이후 오승환의 모습을 뒤쫓고 있다.



평일에는 일반 회사원으로 출근하고, 주말이면 한 달에 두 번 정도 사회인 야구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본인으로서 야구를 하는 게 아니다. 오승환의 닮은꼴로서 플레이하고 있다. 오승환이 2014년부터 2시즌 뛰었던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그는 "글러브도 오승환 선수가 한신 시절에 사용한 메이커 제품이다. 또 유튜브로 오승환 투수의 투구 영상을 찾아보고 비슷하게 던지려 노력하고 있다. 오승환 선수가 던질 때 하는 왼발로 마운드를 살짝 밟고 가는 동작은 따라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히로시마 출신인 그가 좋아하는 구단은 한신이 아닌 히로시마 카프다.

그는 사회인 야구를 즐기고 있다고 했는데 일본과 한국의 사회인 야구는 차이가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 야구 인구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프로나 엘리트 학원야구에서 사용하는 경식공(硬式球)으로 야구를 한 경험이 있는 일본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한국은 사회인 야구에서도 주로 경식공을 쓰지만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대부분 연식공(軟式球)을 쓴다. 그래서 실제 야구선수 경험이 적고, 높은 수준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승환을 닮은 그도 선수경험은 없다.

그가 소속된 팀은 전 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인 구와타 마쓰미의 닮은꼴 탤런트가 만든 '흉내내기 프로야구' 라는 팀이다. 이 팀을 만든 이는 연예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는 일반인들이고 대부분 누군가로부터 '00선수를 닮았다'라는 말을 듣고 사회인 야구를 시작했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올스타전처럼 닮은 선수의 소속구단 유니폼을 뛴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모습을 보러 야구장을 찾는 팬도 있다.

오승환의 닮은꼴인 그는 "기회가 있으면 오승환 투수를 보고싶다. 만약 만났다면 '무작정 흉내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어떻게 하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예년이라면 오승환의 소속팀 삼성은 2월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닮은꼴의 그는 올해 캠프를 방문할 계획도 있었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만남은 무산됐다.

오승환은 올해 서른 아홉이다. 동갑내기인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 정근우(전 LG 트윈스)는 은퇴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아직도 삼성의 끝판대장으로서 군림하고 프로 17년째인 올 시즌도 마운드에 선다. 오승환이 조금이라도 길게 활약하는 것을 한국 야구팬 뿐만 아니라 그의 닮은꼴로 살아가고 있는 한 일본인 남성도 소망하고 있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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