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과병원이 국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화에 따른 눈 건강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실명질환을 비교적 쉽게 조기진단할 수 있는 검사인 안저검사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은 22.8%로 매우 낮았으며, 이들 중 실제 안저검사 경험자 또한 38.6%에 그쳐 그 심각성을 보여줬다. 전체 조사 대상자 기준으로는 겨우 8.8%만이 안저검사를 받아본 셈이다.
안저검사란 동공을 통해 눈의 안쪽을 확인하는 검사로,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망막, 시신경, 망막 혈관 등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안질환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눈의 합병증 등을 조기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시력검사와 더불어 눈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검사이다.
하지만 안저검사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 가운데 안저검사를 받지 않은 이유를 물었더니 '검사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와 '관련 증상이 없어서'가 각각 32.1%, 30.8%를 차지했다. 기본검사임에도 증상이나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해 실제 검사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국내 인구의 15.7%로 늘어나 2025년에는 20.3%나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초고령사회라는 사회적 문제로 인해 건강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며 다양한 건강정보가 쏟아지고 있지만 눈 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노화와 관련이 깊은 녹내장, 황반변성 등의 질환들은 조기에 발견하여 잘 관리하지 않으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다. 더욱이 이 질환들은 초기에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을 느껴 병원에 찾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된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성 안질환은 노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따라서 안저검사 등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시력저하는 국가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도 중요하게 다뤄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저하된 시력은 노동 능력을 떨어뜨리고, 돌봄 인력을 요구하여 경제 생산성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안과학회 등 안과학계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눈 건강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국가건강검진에 안저검사 도입이 시급함을 주장하고 있다.
김안과병원 김철구 부원장(망막 전공)은 "코로나19 등으로 건강관리가 필수가 된 시대인 만큼 많은 분들이 눈 건강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눈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만큼 김안과병원에서는 새해에도 노년을 대비한 눈 건강 관리 인식 고취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