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이상범 감독은 "허 웅이 발목 수술을 받은 후유증이 있다. 기복이 심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DB 입장에서는 두경민과 허 웅의 압박이 키 포인트. 하지만, 두 선수의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현대 모비스는 최근 최진수를 '에이스 킬러'로 사용한다. 상대 에이스 가드를 묶는다. 스피드가 좋은데다 2m3의 큰 키는 상대 가드에게 부담이다.
부산중앙고 시절 곧바로 프로 직행한 프로 3년 차 가드. 경험이 부족하지만, 잠재력은 풍부하다. 단, 올 시즌 초반 김선형(SK), 허 웅 등을 만나면 소극적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유재학 감독, 조동현 코치의 면담과 조언으로 최근 좋아지고 있다. 이날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현대 모비스가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는 원동력이 됐다. 1쿼터 서명진의 속공을 바탕으로 21-12, 9점 차 리드. 하지만, 2쿼터 두경민이 3점슛 2방을 포함, 연속 8득점을 올렸다. 여전한 클래스를 가지고 있는 두경민이었다. 29-31, 2점 차로 추격했다.
1~2차례의 패스로 비어있는 오픈 3점슛 기회를 노렸고, 확률이 상당히 높았다. 즉, DB의 2대2 수비 미스에 의한 실점. 즉, DB의 가드진(두경민 허 웅)과 외국인 선수(메이튼 녹스)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호흡을 맞춘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찬스를 숀 롱, 이현민, 김민구, 최진수 등이 차례로 공략했다. 골밑에 우위가 있는 현대 모비스가 확률높은 3점슛까지 가동하자, DB 입장에서는 힘든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DB는 수비가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더욱 절묘한 패싱게임으로 DB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경기종료 3분을 남기고 유기적 내외곽 패스에 의한 숀 롱의 마무리 덩크는 축포였다. 79-65, 14점 차. 사실상 승패가 갈리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