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보다 빨리' 속도전 치열…라이더 안전 우려도 제기

2020-11-22 12:06:55

배달의 민족 '배민커넥트'와 요기요가 선보인 '요기요 익스프레스' 홍보 영상. 출처=업체 홈페이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배달 시장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간 '보다 빨리, 보다 많이' 경쟁이 치열하다. 주요 배달 앱 업체들은 '45분·30분내 배달' 등을 내세우며 '속도전'에 나서는가하면 많은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라이더(배달대행기사) '확보전'에도 불이 붙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라이더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배달물량을 처리하려다보니 라이더가 무리한 운행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달 앱들 '속도 싸움' 치열…'30분내'도 등장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올해 8월 기존 배달보다 소요 시간을 줄인 '번쩍배달' 코너를 앱 내부에 새로 만들었다. 번쩍배달은 45분 이내 배달을 원칙으로 한다. 일반적인 배달이 1시간 가량 걸리는 것과 비교해 15분정도 단축한 것이다. 점주가 별도로 번쩍배달 입점을 신청하지 않아도 배달 거리와 예상 시간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이 코너에 등록이 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신속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주문 데이터, 업주가 정한 예상 조리 시간, 매장과 고객 거리, 운용 가능한 배달원 수를 검토해 예상 시간을 측정한 뒤 가능한 음식점을 선별해 노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업계 2위인 요기요는 올해 8월 서울 도봉·노원·강남·서초 등 4개 자치구에서 30분 이내 배달을 약속하는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선보였다.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별도 신청한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배달의민족 번쩍배달과 다르다. 요기요는 이달부터 이 서비스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고, 앞으로 경기도 일부 지역으로 넓힐 예정이다.

배달 앱 시장에 새로 진출한 쿠팡이츠는 아예 '빠른 속도'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다른 앱의 경우 배달원 1명이 여러 주문을 한꺼번에 받아서 차례로 배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쿠팡이츠는 1명의 배달원이 주문 한 건만 배달하는 '1대1 원칙'으로 일찍 도착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쿠팡의 '로켓배송'을 음식 배달 시장에서 '로켓배달'로 구현한 셈이다. 또한 쿠팡이츠는 음식을 배달시키면 예상 소요 시간을 알 수 있으며, 라이더의 실시간 위치도 지도에 표시된다.

▶수수료 인상에 보너스까지…라이더 확보전 나서

배달 앱 업체들은 빠른 시간내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라이더 확보가 관건이 됐다.

외식업계에서는 여름 성수기가 지나면 라이더 부족 현상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되면서 배달 수요가 늘어난데다 주요 배달 앱들이 빠른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라이더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요기요 익스프레스 출시 당시 약 450명이던 요기요 자회사 소속 라이더는 서비스 대상 지역이 늘어나면서 현재 800여명까지 늘어났다. 요기요는 연내 라이더를 1000명 수준으로 늘릴 방침이다. 라이더 확보를 위해 요기요는 요기요 익스프레스 주문을 배달하는 라이더에게는 건당 8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배달 주문 수수료 4000~5000원의 2배 수준이다.

배달의민족은 전업 배달대행기사 뿐만 아니라 누구나 '아르바이트' 식으로 일할 수 있는 '배민커넥터'를 운영중이다. 배민커넥터 등록자는 지난 7월 3만여명에서 9월 5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실제로 배달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하는 이는 9000~1만명으로 추정된다.

배달앱 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쿠팡이츠는 '배달 한 건당 주문 한 건만 처리'를 원칙으로 내세운 탓에 다른 업체보다 더욱 라이더 확보가 절실하다. 이에 따라 쿠팡이츠는 신규 라이더가 10번의 배달 주문을 수행하면 5만원을 '보너스'로 주는가하면,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 등으로 배달 수요가 증가했을 때는 수수료를 최대 1만5000여원으로 올려주는 등 적극적인 라이더 확보 대책을 세웠다.



▶"심리적 압박감에 무리한 운행"…업체들 "늦어도 불이익 없어"

업체들간 배달 속도전이 치열해지면서 라이더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라이더들은 "고객에게 도착 예상 시각이 제공되면서 심리적 압박을 느껴 무리한 운행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배달 종사자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은 "한 배달 앱의 경우 AI(인공지능)가 제시한 예상 배달소요 시간이 차량 내비게이션 앱보다 훨씬 짧은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라이더는 "오토바이로 배달하는데,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을 배차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배달 앱 운영업체들은 예상보다 배달이 늦어져도 라이더에게 가는 불이익은 없다고 강조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 라이더 전원을 산재보험에 가입시키고, 경찰과 함께 매월 라이더 안전운전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기요는 사고 다발 지역 접근 시 자동으로 라이더에게 알람 메시지를 보내고, 신규 라이더에게 안전 교육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라이더의 개별 환경에 따라 안내 시간이 촉박하게 주어지는 일이 종종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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