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運:청소년운동] 미래 당구왕,여기 있다!" 코로나 뉴노멀X비대면 당구 한마당

2020-11-20 10:13:37

[학교체육] 청소년스포츠한마당 경기지역 당구대회가 7일 오전 경기도 시흥시 탑클라스당구클럽에서 열렸다. 김대현(왼쪽), 천주영 학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1.07/

"오른쪽을 얇게 쳐서 뒤로 돌려치면 될 거 같아요."



신중한 표정으로 전문 학생선수가 일반 동호인 학생인 '파트너'에게 조언을 한다. 고개를 끄덕인 파트너는 이내 득점에 성공! "나이스~!" 경쾌한 함성에 이어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런데 이들의 조합이 꽤 흥미롭다. 한 눈에 봐도 훌쩍 차이나는 키 만큼 나이 차이도 적지 않다. 한 명은 이제 막 10대의 문턱에 들어선 초등학교 4학년. 다른 한쪽은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고교 2학년생.

그러나 조언은 오히려 '동생' 쪽에서 해주고 있었다. 어리지만 당찬 소래초등학교 4학년 김대현군(10)과 시흥 매화고 2학년 천주영군(17) 듀오로 구성된 경기 대표 '시흥팀'이었다. 이들은 지난 7, 8일에 진행된 전국 청소년스포츠한마당 원격당구대회에 참가해 전국의 당구 듀오와 원거리 대결을 펼쳤다. 지난 8일 생소한 원격 당구대회가 펼쳐진 경기도 시흥시 탑클라스 당구클럽에서 이들을 만났다.

대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한당구연맹이 주관하는 '2020 전국 청소년 스포츠한마당 원격당구대회'에는 '코리아 당구왕'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대거 참가했다. 전국 8개 지역(서울 인천 경기 강원 광주 대구 부산 경남)에서 총 18개팀 36명(포켓볼 5개팀, 캐롬 13개팀)이 참가해 서로 거리를 둔 채 당구실력을 겨뤘다. 전국적으로 고른 참가인원이 나왔다는 점에서 당구가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고 청소년 체육의 한 종목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청소년 스포츠 한마당'은 학생선수와 일반학생이 한 팀을 이뤄 출전하는 대회다. 선수와 학생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통해 배우고 즐기며 우정과 추억을 나누는 이 대회는 지난해 처음 시행돼 행복한 학교체육의 좋은 예로 공인받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각 종목별로 일반학생과 학생선수가 어울린 '한마당 잔치'가 펼쳐졌다.

사실 여기까지의 얼개만 보면 다른 여타 종목들과 차이점이 별로 없다. 하지만 올해 청소년 스포츠한마당 당구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특별했고, 또 다른 여타 종목들과도 달랐다. 바로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안성맞춤'인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바로 '비대면 원격당구대회' 방식이었다.

일반적으로 당구는 한 공간에 설치된 당구 테이블 위에 있는 공을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큐로 쳐서 점수를 뽑는 스포츠다. 포켓볼은 테이블 양쪽 코너와 긴 쿠션의 중앙 등 총 6곳의 포켓에 순서대로 목적구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점수를 계산해 우열을 따진다. 캐롬은 포켓이 없는 테이블 위에서 수구를 쳐서 제1 목적구와 제 2목적구를 차례대로 맞혀 점수를 낸다. 스리쿠션은 제1 목적구과 제2 목적구의 타격 사이에 수구가 세 번 이상 쿠션을 맞아야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 '청소년스포츠한마당 당구대회'는 이런 기존의 방식을 변형해 '원격'으로 경기를 치러졌다. 방식은 이렇다. 대회에 참가한 팀들은 우선 각자의 경기장(클럽)에서 준비한다. 그리고 대한당구연맹 측이 준비한 영상 중계장비를 통해 서로의 테이블 상황을 지켜본다. 선공과 후공을 나눈 뒤 선공이 먼저 기본 포지션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득점에 성공하면 계속 공격을 이어가고, 실패하면 다른 경기장에서 화면으로 상대팀의 공격을 지켜보던 후공팀에게 공격권이 넘어간다. 그러면 후공팀은 다시 처음 기본 포지션으로 공을 배치해 놓고 공격을 시작한다. 이렇게 계속 초구 포지션에서 공격을 주고받으며 점수를 쌓아 승부하는 방식이다.

사실 이러한 '원격당구대회'는 세계캐롬연맹(UMB)이 먼저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당구대회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UMB 측은 비대면 방식으로 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펼치는 대회를 고안해 지난 7월 1회 대회를 치렀다. 대한당구연맹에서 이 방식을 적용해 청소년 스포츠한마당 대회에 적용한 것이었다.

서로의 경기장면을 화면을 통해 지켜보는 새로운 방식에 학생 선수들은 흥미로워하면서도 이내 경기 자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지만, 일찌감치 전문 선수의 꿈을 품고 정진하고 있는 김대현군은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또 막상 해보니 재미있었다. 보통 경기 방식과 달리 수비를 신경쓰지 않고, 주어진 공만 풀어내면 되니까 좀 더 편안한 것 같다"며 원격 당구대회의 장단점을 설명했다.

김대현군과 한 조를 이룬 '형' 천주영군은 본격적으로 당구를 강습받은 지 불과 2~3주 밖에 되지 않은 '상초보'다. 하지만 동생의 조언을 경청한 채 곧잘 어려운 득점에 성공하곤 했다. 천주영군은 "배운 대로 치면 되니까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진 않는다"며 "당구를 본격적으로 배운 지 얼마 안됐는데,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정희 시흥시 당구연맹 이사 겸 송은중 코치는 "대현이는 아직 어리고 체구가 작지만, 천부적인 감각이 있고 성격이 긍정적이라 선수로서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주영이는 영특해서 습득력이 빠르다"고 칭찬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양순이 대한당구연맹 생활체육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활동이 침체되면서 선수나, 일반 학생 모두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다행히 비대면 원격 방식으로 종목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당구는 이미 1000만 인구가 즐기는 스포츠다. 예전의 안좋았던 인식을 벗어나 건전 스포츠로 거듭났다고 평가한다. 학교 스포츠로서도 호응도가 높다. 친구들끼리 어울리며, 같이 응원하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서 집중력과 사고력, 창의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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