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류지현 신임감독 "27년 사랑, 돌려드릴 일만 남았다"

2020-11-20 08:52:43

LG 트윈스의 류지현 신임 감독의 취임식 및 공식 기자회견이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류지현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19/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27년간 받은 사랑, 돌려드리릴 일만 남았습니다."



류지현 신임감독은 LG 트윈스를 자신의 생명이자 가족이라고 했다. 1994년 입단해 2004년까지 선수로 뛰며 그라운드를 누볐고, 은퇴 후에는 올해까지 16년간 코치로 활약하며 가족같은 연을 이어갔다. 류 감독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고 인기 구단인 LG 감독이라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신 구단에 정말 감사드린다"며 "LG 프랜차이즈 출신 1호 감독이라는 큰 영광과 더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취임식에는 LG 트윈스 이규홍 대표이사와 차명석 단장, 김동수 수석코치, 주장 김현수와 진해수, 오지환이 참석해 축하 꽃다발을 전했다.

특히 이날 류 감독 취임식을 전해들은 팬들이 화환을 보내왔고, 30년 LG 팬으로 잘 알려진 신계순 할머니가 직접 찾아와 류 감독에게 꽃다발과 함께 축하 인사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류지현 신임감독과의 일문일답.

-코칭스태프 구성은 어떻게 진행되나.

▶코로나19 때문에 시즌 전체가 미뤄지고. 시즌이 끝나고 1주일 있다가 선임돼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김동수 수석코치만 확정됐고, 지금은 계속 협의중이다. 외부 영입과 내부 코치도 생각해서 가장 좋은 조합을 만들겠다.

-취임 일성으로 신바람 야구를 언급했다.

▶개인적으로 소극적 플레이를 안 좋아한다. 입단 때 프로가 뭔 지 몰랐는데 당시 이광환 감독님께서 정신자세와 의식을 알려주셔서 많이 배웠다. 운동장에서 신이 났으면 좋겠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플레이하다 보면 팬들과 더불어 신이 나지 않을까. 솔직히 우리가 세밀한 야구가 부족해 고비를 못 넘은 경우가 있었다. 나도 선수들을 잘 알지만, 선수들도 나를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내년 스프링캠프 준비 기간까지 시간이 없지만, 그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바탕은 된다. 특히 김현수라는 선수가 오면서 선수들의 표현이 자유스러워졌다. 그 부분에 대해 제일 칭찬하고 싶다. 내가 원했던 분위기다. 운동장에서 자유롭게 표현하고 같이 즐기면서 하는 야구가 아닐까 한다.

-팬들이 화환을 전했는데.

▶오늘 이천에서 오전 일정을 보고 넘어왔는데 사무실에 들어오다 깜짝 놀랐다. 50이 넘어 오빠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

-외국인 선수 구상은.

▶마찬가지로 계속 협의 중이다.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생각하고 있다. 단장님이 투수 전문가이시기 때문에 나보다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실거다. 단장님, 프런트, 투수코치와 협의해서 최적의 조합을 만들 것이다. 또 우리 2루수가 최약 포지션이라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지금까지 좋은 쪽을 많이 보여줘 끝까지 선수들을 믿으려 한다.

-우승 부담이 있을 것 같다.

▶아직 우승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겠다. 물론 작년과 올해 4위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기대치가 높을 것이다. 내가 해야 할 숙명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류중일 감독님께서 주전 라인업을 명확히 해주셔서 선수들이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는 것은 명확하다. 그것을 토대로 완성을 시키는 게 내 사명일 것이다. 우승은 쫓아가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 팀에만 있었다. 장단점은 뭘까.

▶장점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너무 한 팀만 있어서 외부쪽을 모를 수도 있다. 우물안 개구리라고 표현도 되고. 2005년 바로 코치 생활을 하면서 그게 단점이란 걸 많이 느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용기를 내서 2007~2008년 미국 연수를 가게 됐다. 내 개인적으로 간 연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2년이 이 자리에 오게 된 바탕이 아닌가 한다.

-이광환 감독과 통화는 했나.

▶선임 소식을 듣고 류중일 감독께 제일 먼저 전화를 드렸고, 기자들 전화가 왔다. 이광환 감독님은 먼저 문자를 주셨다. 바로 전화 드렸다. 제주도에 계시는데 시간이 주어진다면 찾아뵙고 조언을 듣고 반영해서 트윈스 발전에 노력하겠다. 지금까지도 이 감독님은 LG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시다.

-많은 감독들과 함께 했는데.

▶90년대 전성기에는 임기를 못 채운 분이 없었는데, 암흑기가 오면서 못 채운 분도 계셨다. 본받고 존경하는 분은 이광환 감독님, 그리고 마지막에 내가 수석코치로서 모셨던 류중일 감독님에게도 많은 걸 배웠다. 선수들과의 소통이다. 류 감독님은 우승팀 감독으로서 (감독 통보받기 전)1주일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만나뵙고 여러가지 얘기를 많이 나눴다. 마음 속에 '참을 인(忍)자 3개를 갖고 있으라고 하시더라. 날 후배로서 사랑하는 동생으로서 말씀해 주셨다고 느꼈다. 언제까지 할 지 모르지만 그런 부분은 안고 하려고 한다.

-고 구본무 회장에 대한 추억도 남다를텐데.

▶입단 때 부회장으로 계셨고, 94년을 돌이켜보면 부회장님이 그룹의 제일 어른이시면서도 계열사 사장 이름도 잘 모르실텐데 어떻게 야구단 선수들 이름을 다 기억하셨는지 놀랐다. 진주에서 단목 행사에 선수들을 1년에 한 번씩 초대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그때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당연한게 아니더라. LG에 대한 애정이 마음 속에 담겨있다고 느낀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승 트로피를 다시 못 드린 것이 굉장히 죄송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명감이 있다.

-데이터 적용을 강조하는데.

▶지금까지는 수석과 수비코치를 해서 그런지 다른 쪽 데이터는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내 데이터와 구단이 적립한 데이터를 합쳐서 응용을 했고, 최근 첫 미팅에서 얘기했지만, 첫 숙제는 투수쪽이다. 이천 훈련에서도 투수코치들과 주로 미팅을 했다. 지속적으로 투수코치, 투수들과 방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또 데이터 분석팀에 12명이 있는데, 코칭스태프 미팅 때 데이터 분석팀장까지 참석을 해서 코치들과 서로 소통하고 조율하다 보면 좀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감독 면접은 어땠나.

▶다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차 단장님과는 오랜 인연이지만 그 시간은 단장 대 감독 후보로 만났다. 너무 딱딱했다. 쉬운 자리는 아니었다. 내 소신과 생각들을 준비해 간 것이 인터뷰하면서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내년 주장은.

▶일단은 김현수다. 지난 16일 모였는데 미팅 전에 김현수를 만났다. 내 생각만으로는 시킬 수 있는 게 아닌데 기꺼이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해 정말 고맙다고 했다. 현수가 와서 만들어준 분위기가 있어 그런 걸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수만한 선수가 없다. 라인업이 거의 안정된 상태고 뎁스도 많이 강화됐다. 여러가지 준비하고 구상하겠지만 백업 활용도를 넓혀야 되지 않나 하는 기본 생각도 있다.

-김동수 수석코치와의 호흡은.

▶(공교롭게도 감독, 수석코치가 모두 신인왕 출신이란 건)정말 몰랐다. 모신 이유는 내가 투수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우려하는 부분이 있어서다. 전임 감독님이 야수출신이고 그 뒤 감독도 야수 출신이다 보니 투수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래서 배터리 코치를 오랫동안 하신 김 코치님을 모셨다. 또 투수코치한테도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수석코치가 (배터리)전문가이니까 3명(투수코치 2명, 배터리코치 1명)보다는 4명이 낫다.

-내년 스프링캠프가 걱정일텐데.

▶환경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제일 큰 걱정은 투수들이다. 개막전에 맞춰서 역으로 해나가는데 특히 선발투수들. 날씨, 환경들이 외국보다는 분명히 불리한 조건이다. 부상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다행히도 김용일 코치께서 12~1월 오프시즌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런 시스템에서 김 코치와 선수들이 호흡 맞춰 자율훈련을 하면 거부감이 없다. 잘 준비해서 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FA 영입 계획은.

▶감독의 욕심으로 영입되는 것도 아니고, 구단의 일방적 생각도 아니고 서로 조율하는 것이다. (구단에서) 더 많이 고민하실거다.

-팬들에게 한마디.

▶조금 전까지 사랑받았다. 신계순 할머니께서 아드님하고 오셨더라. 연세가 90이 넘으셨다고 한다. 그 연세에도 오셔서 '너무 반갑고 기다렸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너무 감사하다는 그 이상 더 드릴 표현이 없는 것 같다. 이제 팬들께 돌려드릴 일만 남았다. 많이 웃을 수 있게, 즐거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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