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날카롭지 않았던 공 끝…플렉센도 괴물 아닌 사람이었다

2020-11-19 14:37:16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NC와 두산의 KS 2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 1사 만루에서 알테어의 외야플라이 타구 때 3루주자 양의지가 홈으로 쇄도했으나 태그아웃을 당했다. 비디오판독을 기다리던 박세혁과 플렉센이 아웃이 선언되자 환호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1.18/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쉬지 않고 달려온 한 달. 그도 지칠 수밖에 없었다.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은 10월부터 놀라운 페이스를 보여줬다. 10월 한달간 등판한 5경기에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0.85. 총 31⅔이닝을 던졌고, 삼진은 42개나 잡아낸 말 그대로 '괴물 모드'였다. 비록 최종 선정이 되지는 못했지만, 플렉센은 KBO리그 10월 MVP 후보에 오를만큼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그 기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선 플렉센은 부담스러운 첫 경기 선발 등판이라는 특명을 얻고도 6이닝 4안타 11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로 팀의 승리를 가져왔다.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 7⅓이닝 4안타 11탈삼진 2볼넷 2실점 호투에 이어, 마지막 4차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나와 3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챙기며 시리즈 MVP가 됐다. 이번 가을 두산의 중심에는 플렉센이 있었다.

그렇게 팀을 끌며 도착한 한국시리즈. 플렉센은 18일 열린 2차전 선발로 등판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 등판이 예상보다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이 아닌, 4일 휴식 후 2차전에 등판해야 했다.

하지만 확실히 공 끝이 다소 무뎠다. 이날 NC 다이노스 타선을 상대한 플렉센은 6이닝동안 5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1점 뿐이었고, 직구 최고 구속도 153km에 이를 정도였지만 체감하는 구위는 앞선 등판보다는 좋지 않았다. 변화구 제구가 살짝 살짝 빠지면서 카운트 싸움에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2차전 주심의 타이트한 스트라이크존에 플렉센이 힘겨워했던 것도 사실이다. 박종철 주심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스트라이크콜을 냈다. 플렉센도 마지막에는 아쉬움을 살짝 표현하기도 했다.

볼 판정을 떠나서도 확실히 앞선 등판보다는 플렉센의 구위가 다소 떨어진 인상이었다. NC 타자들이 앞서 상대한 LG, KT 타자들보다 첫 판부터 배트 스윙 스피드가 월등해서 빠른공과 변화구 타이밍까지 기가 막히게 잡아채고 있지만, 플렉센도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이 맞아 떨어졌다.

정말 쉼 없이 달려왔다. 정규 시즌 중반부에 골절 부상으로 2개월간 재활을 했던 그는 9월부터 페이스가 점점 살아나기 시작하더니 10월부터 정점을 찍었다. 막판 팀의 순위 경쟁과 플레이오프 시리즈의 긴장감까지 더 해지며 매 경기 1구, 1구가 전력 투구였다. 충분히 피로가 쌓일만 하다. 특히 플레이오프 4차전 마무리 3이닝 등판(30구 투구)도 선수 본인은 "아무런 문제 없다"고 하지만,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밸런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도 여전히 두산이 현 시점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투수는 플렉센이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승부를 6차전까지 끌고 간다면 플렉센이 다시 한번 나올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더 빨리, 중간에 투입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지만 두산이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플렉센이 시리즈 막판에 선발 출격해 원래의 페이스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올해 마지막 등판이 언제, 어느 경기냐에 따라 팀의 명운이 결정될 수도 있다. 이제 플렉센은 시즌 마지막 등판을 위해 막판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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