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란'안산 김태현 "1위팀 잡은 데뷔골X역전골...대반전의 시작"[K리그2 인터뷰]

2020-08-02 16:23:26

사진제공=안산 그리너스 구단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오늘 승리는 엄청난 반전의 계기가 될 겁니다."



1일 '하나원큐 K리그2 2020' 13라운드 수원FC 원정에서 후반 14분 짜릿한 역전골을 터뜨린 안산 미드필더 김태현이 활짝 웃었다.

폭우속 눈부신 투혼을 발휘한 '최하위' 안산 그리너스가 리그 선두 수원FC를 원정에서 잡는 대이변을 썼다. 전반 13분 수원FC 한정우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38분 펠리팡의 동점골, 후반 14분 김태현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지난 6월 22일 이랜드 원정 이후 리그 6경기만에 간절한 승리를 거뒀다.

최근 5경기 무승(3무2패), 5경기 무득점, 최하위 안산이 'K리그2 최강' 수원을 잡을 거라 전망한 이는 많지 않았다. 2018년 안산 입단 후 지난해 서울 이랜드에 갔다 올 시즌 다시 안산으로 돌아온 김태현의 활약이 눈부셨다. 안산의 2골 모두에 관여했다. 전반엔 펠리팡의 동점골을 사실상 도왔고, 후반엔 펠리팡의 바이시클킥 도움을 문전에서 원터치로 밀어넣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1위를 잡은 이 반전골은 '프로 3년차 투사' 김태현의 K리그 데뷔골이기도 했다.

이 한 골에 힘입어 안산(승점 12, 3승3무7패)은 6경기만에 승점 3점을 적립,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김태현은 "그동안의 마음고생, 아쉬움이 모두 빗물에 다 씻겨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선두 수원FC전을 앞두고 부담감은 오히려 수원에 있다고 생각했다. 편안하게, 자유롭게 뛴 것이 통했던 것 같다"고 했다.

1위팀의 골망을 흔든 데뷔골에 대해 "펠리팡에게서 볼이 넘어오는 순간 자신 있었다. 자신감에서 나온 골이다. 매경기 골을 위해 준비한 결과가 오늘 나왔다고 생각한다. '언젠간 터지겠지'하며 꾸준히 기다리고 있었다. 믿어주신 감독,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 평생 잊지 못할 골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빗물이 흥건한 잔디 위로 시원한 슬라이딩 세리머니가 작렬했다. '상남자'의 거수경례도 올려붙였다. "아랫집에 살던 같은 팀 친구(홍영기)가 군 복무를 위해 K리그3 파주시민구단으로 갔다. 늘 같이 다녔는데 떠나니 허전하더라. 팀과 친구를 위한 세리머니였다"고 귀띔했다.

이날 2-1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5분이 주어졌다. 세찬 비가 퍼붓는 가운데 수원FC의 파상공세가 뜨거웠다. 안산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몸을 던졌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김태현을 비롯, 모든 것을 쏟아낸 안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모두 쓰러졌다. 김태현은 "그 5분이 마치 50분 같았다"고 했다. "죽을 만큼 뛰자는 생각뿐이었다. 덜 힘들고 골 먹는 것보다 오늘 여기서 죽을 만큼 뛰고, 쓰러지더라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돌아봤다. 그 투혼과 그 간절함이 통했다. 안산이 수원을 이겼다.

1위 수원FC(승점 25)가 일격을 당하며 이날 충남 아산을 2대1로 꺾은 2위 대전 하나시티즌(승점 24)과 승점 1점차가 됐다. 안산은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선두권도 강등권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 정국. 보는 팬 입장에선 '꿀잼(매우 재미있음을 뜻하는 인터넷 은어)'이다. 김태현은 이 승리에 대해 "엄청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꼴등인 우리가 1위를 잡을 거라곤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순위표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팀을 잡았다는 부분은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 모두가 남은 경기에서 더 자신감 있게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안산은 8일 안방에서 '4호선 더비' 라이벌 FC안양과 맞붙는다. 13라운드까지 안산은 홈에서 승리가 없다. 관중들 앞에서 치를 첫 홈경기를 앞두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안산의 '안방불패' 시절을 기억하는 김태현은 "팬들이 올 시즌 홈경기에 처음 오신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안방에서도 좋은 모습과 함께 반드시 첫승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은 향한 약속도 잊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팬 분들을 뵐 생각에 설렌다. 많이 오셔서 열심히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그 응원에 힘입어 우리 선수들도 오늘처럼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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