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줌인]정말 이게 가능해?. 4일 쉬고 나와야 더 잘던지는 KT 데스파이네

2020-07-31 07:01:00

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 선발 데스파이네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6.18/

[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가 팀당 144경기를 치러 메이저리그의 162경기보다 경기수가 적고 일주일에 6경기씩만 치르는 스케줄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인지 외국인 투수들도 처음엔 KBO리그에 자신감을 표하다가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있다.

144경기 체제가 된 2015년 이후 한시즌에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등판한 투수는 2016년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헨리 소사로 33경기였다. 이후엔 31경기가 가장 많은 선발 등판이었다.

30경기 이상 선발로 나온 투수도 2015년 14명 이후 지난해까지 4년간은 10명 아래로 떨어졌다. 워낙 시즌이 길어 체력적인 관리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시즌 KBO리그의 긴 시즌을 비웃는(?) 괴물이 등장했다. KT 위즈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다.

5명의 선발이 로테이션을 돌 때 5일 휴식 후 6일째 등판이 기본인 KBO리그에서 데스파이네는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을 고수하고 있다. 나흘 쉬고 던져야 자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KT 이강철 감독도 선발 순서를 정할 때 데스파이네의 등판일을 되도록이면 지켜주려고 한다. 심지어 동료 외국인 투수인 윌리엄 쿠에바스도 데스파이네의 스케줄에 맞춰 자신의 등판일을 미루기까지 한다.

데스파이네는 그동안 16경기에 선발 등판했는데 나흘 휴식 후 등판이 10번이나 됐다. 그리고 성적이 좋다. 나흘 휴식 후 등판했을 때 5승 3패에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고, 5일 이상 휴식 후에 등판한 6경기서는 2승2패, 평균자채점 5.97을 기록했다. 평균 투구 이닝 도 4일 휴식 후엔 6⅓이닝을 소화했고, 5일 이상 휴식 후 등판 때는 5⅔이닝이었다.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도 데스파이네의 스케줄에 맞춘 것이다. 원래는 지난주 금요일 NC 다이노스전에 등판했던 쿠에바스의 차례. 데스파이네는 토요일인 25일 NC전에 선발로 나왔었다. 쿠에바스도 자신의 루틴이 있기 때문에 바꾸는 것이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데스파이네의 스타일을 인정해 기꺼이 양보했다고.

KT 이강철 감독은 "처음에 휴식이 길어지고 던지는데 공이 좋지 않아서 물어보니 데스파이네가 자신의 스케줄을 맞춰주면 고맙겠다라고 해서 5일째 등판을 맞춰주고 있다"라면서 "투구수를 조절해주려고 해도 100개 이상 던져야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데스파이네는 KBO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 있고, 이닝 역시 가장 많다. 30일 등판까지 포함해 17경기에 나간 데스파이네는 105이닝을 던져 가장 먼저 100이닝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144경기 체제에서 최다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이 가능할 수 있다. 5년간 한시즌 최다 이닝은 2015년의 롯데 조쉬 린드블럼으로 210이닝이다.

데스파이네의 4일 휴식 후 등판하다보니 다른 투수들의 등판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쿠에바스도 되도록이면 자신의 스케줄을 맞추기 때문에 국내 투수들은 휴식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우리 국내 투수들이 어리기 때문에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로 인해 하루나 이틀을 더 쉬고 나올 수 있어 굳이 앞으로 체력 관리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데스파이네의 이런 루틴이 시즌 끝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이 감독은 "힘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했는데 아직은 별 말이 없다"면서 "기록상으로도 구속이나 다른 부분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나중에 힘들다고 하면 그때 본인이 원하는대로 휴식을 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데스파이네는 이날 KIA전서 7이닝 동안 105개의 공을 던지며 8안타 8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8승째를 거뒀다. 4일 휴식후 등판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3.71의 좋은 성적이다.

앞으로도 데스파이네의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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