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철인3종협회 관리단체 지정...체육회 조직문화 바꿀것"

2020-07-29 15:20:40

사진제공=연합뉴스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지 못한 대한철인3종협회가 결국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



대한체육회는 29일 오전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6차 이사회를 열고, 긴급 안건으로 '대한철인3종협회에 대한 제재' 건을 심의했다.

고 최 선수는 경주시청 소속으로 뛸 당시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 모 선수, 운동처방사 안주현씨 등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지난 2월부터 국가인권위원회, 경주시청,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등 6개 관계 기관에 피해를 호소했지만 어느 누구도 귀 기울지 않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를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개회 선언 후 고 최숙현 선수를 추모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대한체육회 임원, 이사진들이 일제히 최 선수를 위한 묵념을 올렸다. 생전 최 선수가 폭행 당한, 끔찍한 녹취 파일도 공개됐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가슴 아픈 체육계의 자화상에 통렬한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사회 안건에는 대한철인3종협회 제재 건이 올라왔다. 그 결과 대한철인3종협회 임원 및 집행부는 일괄 사퇴하고, 지도자 전원에게 서약서를 받는 한편 향후 대한체육회가 구성할 관리위원회가 협회를 운영하게 됐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사회 직후 인터뷰를 통해 "많은 고민 끝에 철인3종협회를 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직접 밝혔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가 재발되지 않게 할까를 고민했다.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의 책임 소재를 더 분명히 하자, 특히 시군구, 각 경기단체, 실업팀 등 1차적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자는 의미"라면서 "기존 선수들을 보호해야 하고, 피해 선수들에게 2차 피해가 있을 수 있어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해 철인3종협회 내부의 문제점을 소상히 살피고 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사회 전 대한철인3종협회의 '준회원단체 강등' 가능성도 거론됐다. 현재 체육회 정회원단체인 대한철인3종협회가 준회원단체로 강등되면 경기력 향상지원금은 1억4200만 원에서 8200만 원으로, 협회에 지원하는 인건비는 2억3000만 원에서 35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된다.

이날 이사회 전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를 비롯한 선수와 가족, 지도자들은 회의장 앞에서 "철인3종협회가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실업팀 해체 등 종목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면서 빗속 항의시위에 나섰다. 이사회의 결정으로 준회원단체로 강등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이 회장 역시 "준회원단체가 되면 선수들이 대회, 지원 등에서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전국에 12개 팀이 활동하고 있고, 선수들의 진로 문제 등도 있어 이사들이 많이 고심했다"면서 관리 단체 지정 배경을 전했다.

이 회장은 종목 단체뿐 아니라 대한체육회의 관리 감독 소홀 및 운영에 대한 책임론, 향후 자정 대책에 대한 질문에 "곧 나올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답했다. "올해는 대한체육회 100주년이다. 이런 문제들을 뿌리 뽑고, 쇄신을 통해 우리 구성원들의 사고를 바꾸고, 하루아침에 안될 수도 있지만 우리 체육계 조직 문화를 바꾸어나가겠다. 이런 일이 두번 다시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여성 부회장 2명을 포함한 신임 부회장 3명과 이사 3명을 보선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여성체육위원인 김설향 서울시립대 스포츠과학과 교수가 생활체육 부회장으로, 한국여성스포츠회장인 임신자 경희대 교수(태권도)가 여성체육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김창준 전국시도체육회장협의회장(광주광역시체육회장)은 지역체육 부회장에 임명됐다. 김오영 경남체육회장, 이정순 대구 중구체육회장, 곽종배 시군군체육회협의회장( 인천연수구체육회장)은 신임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또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서핑협회가 이날 이사회에서 한시적 조건부로 준회원단체 승인을 받았다.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된 만큼 2021년까지 한시적 준회원 단체로 가입하되 출전권 획득시 예산 확보 시점부터 예산을 지원하고, 출전권 최종 획득 불가시 준회원 가입을 제외하기로 했다. 올림픽파크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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