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추천 감사위원 후보, 靑 검증서 '5주택으로 부적합'

2020-07-30 23:14:28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재형 감사원장이 4개월째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에 판사 출신 인사를 추천했으나 해당 인사가 청와대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검사 출신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적임자로 보고 검증까지 마쳐 제청을 요청했으나, 최 원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를 둘러싸고 감사원을 향한 여권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감사위원 임명을 놓고도 여권과 감사원의 힘겨루기가 벌어진 형국이다.

복수의 정부 및 여권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최 원장이 추천한 인물은 최 원장이 판사 시절 같은 근무지에서 일한 판사 출신 A씨다.

한 관계자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임인 이준호 감사위원이 법조계 출신이므로 전문성과 직군을 고려하면 관례상 법조인이 오는 게 맞긴 하다"면서도 "최 원장은 자신과 일했던 '특수관계'인 A씨를 고집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결국 최 원장이 추천한 A씨와 김 전 차관을 함께 검증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최 원장과의 특수관계 외에 또 다른 문제가 불거져 검증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김 전 차관은 검증을 통과했다는 게 여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A씨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데는 그가 소유한 주택이 모두 5채였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광풍으로 다주택자 고위공직자를 향한 비난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와대도 A씨를 감사위원으로 앉히기에는 부담이 크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관보에 따르면 A씨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아파트 한 채를 부인과 공동소유한 것을 비롯해 본인 명의로 된 서초동의 또 다른 아파트와 용산의 아파트, 부인 명의로 된 인천의 아파트 두 채를 신고했다.



청와대는 결국 김 전 차관을 제청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최 원장은 이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고 복수의 여권 관계자가 밝혔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위원은 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최 원장이 김 전 차관의 제청을 거부하는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여권에서는 김 전 차관을 '친여 성향'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차관은 2018년 6월부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장관 등과 함께 검찰개혁을 추진하다가 올해 4월에 퇴임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해 감사원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에둘러 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최 원장은 현재까지 감사위원 인선 논란에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최 원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직무상 독립을 지키는 분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다"며 "임명권자와 충분히 협의해 제청·임명하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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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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