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중국 美에 `지구전` 선포…시진핑 "중화부흥 못 막아"

2020-07-30 23:14:02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과 중국이 총영사관 상호 폐쇄를 계기로 신냉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을 옥죄어오는 미국에 맞서 '지구전'(持久戰)을 펼치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자신보다 강한 상대방과 정면 승부에 말려들지 않고 유격전 등 유리한 방식으로 오랜 기간에 걸친 투쟁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린다는 지구전은 항일전쟁과 국공내전 시절 중국공산당의 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정립한 개념이다.

3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주재한 회의에서 "현재 경제 정세는 여전히 복잡하고 엄중하고, 불확실성이 비교적 크다"며 "우리가 맞닥뜨린 매우 많은 문제는 중장기적인 것으로서 반드시 지구전의 각도에서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에서 일부 관영 매체를 중심으로 마오쩌둥의 지구전론을 언급한 적이 더러 있었지만 중국 최고 지도부가 지구전 개념을 정면으로 내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이날 회의는 2035년에 이르는 장기 경제 발전 계획까지 논의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향후 미중 갈등에 대처하는 중국 지도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안 그래도 최근 중국에서는 엄중해진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지구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로 부상하는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는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장은 29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걸어오는 '안보 전쟁'에 국력을 소진하지 말고 중국이 흔들림 없이 자기 길을 걸어야 한다면서 지구전을 준비해야 할 때라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정치국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경제 자급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도 힘줘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국내와 국제 두 가지 순환이 서로 새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방점은 '국내 순환' 쪽에 찍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정치국은 내수 확대와 고용 안정 정책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중국공산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갈등 등 여러 어려운 내외 여건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헤쳐나가고 있다고 자평하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가 강대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치국은 20201∼2025년 적용될 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기간에도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유지하고, 공산당이 전체 경제·사회 발전을 이끄는 방식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경제 상황 평가와 하반기 경제 업무 계획 수립을 주된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정치국은 '재정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더욱 유연하게'라는 기존의 정책 기조의 틀을 유지하라고 했다.
그렇지만 재정 정책의 효율성이 한층 강화돼야 하고, 통화 정책 측면에서는 신규 대출 자금이 제조업에 중점적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시장에서는 2분기 들어 중국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이제는 재정·통화 정책 강도를 조절하면서 정책 효율성 제고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국가주석을 겸하는 시 총서기는 이날 하반기 경제 계획 수립과 관련해 당외(黨外) 인사들과 가진 좌담회에서 "현재의 경제 정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각 방면에서 오는 위험과 거대한 압력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어떠한 국가, 어떤 사람도 중화민족이 위대한 꿈을 실현하는 역사적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비록 언론 발표문에서 구체적으로 거명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상 시 주석이 언급한 '어떤 나라'는 미국임이 분명해 보인다.

ch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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