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땐 맞았지만,우리아이들 행복한 수영하도록" 박태환의 어린이수영장, 끝없는 도전[현장인터뷰]

2020-07-28 16:27:09

28일 인천 송도동 '박태환수영장'에서 박태환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 원장이 '향진원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린이 생활안전수영 기본 교육 '에 나섰다. 이번에 개장한 박태환수영장은 3∼8세 전용 어린이수영장이다.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 전문 코치들과 함께 어린이들에게 수영을 지도하고 있는 박태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7.28/

[송도(인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수영을 배울 수 있도록…."



'수영 레전드' 박태환이 28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에 건립한 박태환수영장에서 '향진원 아이들과 함께하는 어린이생활안전수영 기본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박태환과 보육기관 '향진원'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생애 첫 수영 수업,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 이규생 인천시체육회장, 이원섭 홈앤쇼핑 부사장, 한창원 향진원 후원회장(기호일보 사장) 등 40여 명의 내빈이 함께해 의미 있는 발걸음을 응원했다.

박태환은 지난해 9월 뜻있는 인천 지역 기업인들과 함께 비영리 사단법인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을 설립하고 스포츠 꿈나무 육성, 장학금 지원, 수영프로그램 연구 및 보급, 소외계층 및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해 묵묵히 노력해왔다. 특히 소외 계층 어린이들을 포함해 더 많은 어린이들이 수영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선수 본인, 인천시체육회, 홈앤쇼핑 등의 지원으로 어린이수영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송도 박태환수영장은 그 첫 결실이다.

이날 수업은 인천 지역내 만 5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 1600명(하루 80명씩 총 20일)을 대상으로 한 생활안전 수영을 시작하는 첫 시간이었다. 김장성 박태환수영과학진흥원 이사장은 "어린이들의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물과 친숙하게 하는 기본교육을 하는 시간이다. 이곳에서 재능 있는 선수가 있다면 박태환 선수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선수로 키워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규생 인천시체육회장은 "박태환수영장에서 자라날 우리 어린이 꿈나무들이 박태환 선수처럼 세계적 선수로 성장해 인천과 연수구를 빛내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은 "세계적인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의 수영장이 우리 인천 연수구 송도에서 첫 출발을 하게 돼 기쁘다"면서 "향후 인천 도심뿐 아니라 송도 2동 주차장 넓은 공간 지하에도 박태환수영장을 건립하는 것을 계획중이다. 소외된 아이들 없이 누구나 행복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곧이어 28명의 향진원 어린이들이 알록달록 수영복 차림으로 수영장에 들어섰다. 전문코치들의 지도에 따라 4개조로 나뉘어 입수, 발차기 기본 교육이 시작됐다. 박태환 원장은 세심하게 각 조를 살피며 아이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무릎 펴고! 발끝 펴고!" 발차기의 기본을 가르쳤다. 물이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하는 여자어린이 옆에 박태환은 한참을 머물렀다. "왜, 무서워? 괜찮아" '소문난 조카바보'답게 익숙하게 아이를 달래던 박태환은 작은 물놀이 공을 건넸다. "억지로 하지 않아도 돼. 그냥 밖에서 물장구만 쳐도 돼." 천하의 박태환도 어린 시절 물이 무서워서 기둥 뒤에 숨던 기억이 있다. 당시 어머니 유성미씨가 아들을 수영장에 들어가게 하려고 물속에 500원짜리 동전을 던졌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어느새 서른한 살, '자유형 400m 올림픽챔피언 출신 원장님' 박태환은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했어!" "좋아!" 연신 칭찬을 쏟아냈다.

박태환이 강조하는 '어린이 생활안전수영 프로그램'의 기본은 즐거운 놀이다. '수영선진국' 호주 마이클 볼 클럽에서 수영을 배우면서 박태환은 느낀 점이 많았다. 호주의 3~7세 모든 어린이들은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물놀이를 즐긴다. 물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영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게 되고, 호기심을 느끼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발차기와 영법을 배우면서 수영을 좋아하고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태환은 자신의 이름을 건 '박태환수영장'에서 대한민국 모든 어린이들이 자유롭고 행복한 수영을 경험하길 바라고 있다.

박태환은 인터뷰 내내 어린이들을 '어린 친구들'이라고 칭했다. "한국은 '어린 친구들'에게 수영을 가르칠 때부터 주입식 교육이 많다. '어린 친구들'은 놀아야 한다. 호주는 생후 6개월부터 수영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이들은 물놀이로 시작한다"면서 "빨리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 물놀이 하면서 물과 친해지고, 재미있게 즐겁게 수영하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유난히 칭찬을 많이 하는 코칭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자 박태환은 뜻밖에 진솔한 답을 내놨다. "나는 맞으면서 선수생활했다. 어렸을 때도 잘한다는 말보다 항상 혼나면서 배웠다. 무섭기도 했고, 그렇게 되면 수영이 질릴 수도 있다"고 했다. "호주에서 훈련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선수 스스로 수영을 하게 하고, 좋은 모습엔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할 순 없다.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고, 자연스럽게 수영이 재미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우리 수영장 영유아 어린 친구들은 무척 즐거워 한다. 이중에서 실력 있는 선수들도 나와서 저보다 더 한국 수영을 빛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잊지 않았다.

올림픽 유일의 수영 금메달리스트로서 '외롭고 높고 쓸쓸한' 선수생활을 이어온 박태환 원장은 수영 꿈나무들을 위한 원대한 미래를 꿈꾸고 있다. "박태환 수영장이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수영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꿈이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수영할 수 있는 나라, 그렇게 되면 시도별 박태환수영장도 생기지 않을까 바람이 있다. 박태환수영장에서 즐겁게 놀다 재능을 발견하게 된 어린 친구들을 눈여겨보고 5년, 10년 후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서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1명이 나와도 좋지만, 10명, 100명이 나오면 더 좋겠다는 꿈이 있다. 대한민국 수영이 일본, 중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가 됐으면 한다. 전국민이 수영을 할 줄 알고, 사랑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이들과 물놀이를 막 끝내고 세상 행복한 표정의 박태환 원장에게 선수로서의 계획, 도쿄올림픽 계획을 콕 집어 물었다. 웃음을 터뜨렸다. "제 마음 속에 항상 있다. 잊지 않고 있다"는 긍정의 대답이 돌아왔다. 출전을 기대해도 되냐는 돌직구 질문엔 특유의 환한 미소로 답했다. "확답은 못드리지만 감이 안떨어질 정도로 유지는 하고 있다. 가끔 이 수영장에서 몸 푸는 정도로 운동하고 있다. '뭉쳐야 찬다'의 축구도 체력훈련에 도움이 된다. 수영선수로서 아직 은퇴하지 않았다. 은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멋진 레이스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생각중이다."

'한국 수영의 과거, 현재와 미래' 박태환 원장의 금빛 슬리퍼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송도(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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