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커스]'5할타자' 페르난데스, 만약 그때 그를 버렸다면 어쩔 뻔 했을까

2020-05-24 09:45:34

두산 페르난데스에게 올시즌은 어깨춤이 절로 들썩이는 시간들이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21/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만약 그때 그를 보냈더라면 어쩔 뻔 했을까.



두산이 뒤늦게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연일 뜨거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호세 페르난데스(32) 이야기다.

지난 겨울, 두산은 페르난데스를 대체 외인 타자로 바꿀 뻔 했다. 거포 외인 타자를 물색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3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오프 시즌에 (대체 외인을) 알아보라고 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이유가 있었다. 공인구 교체 후 4번 김재환의 홈런이 줄었다. 중장거리가 수두룩한 타선 구성상 확실한 거포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하지만 새 용병 물색은 '다행히' 실패했다. 마땅한 외인 타자 찾기가 쉽지 않았다. 김 감독도 "외인타자 구하는 게 쉽지 않다. 타자는 투수와 달라서 비디오와 실제 모습이 다른 경우가 참 많다. 데려와도 한국야구에 제대로 적응하는 변수들에 있다"며 교체 무산 배경을 설명했다.

그때 그 실패는 두산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었다.

2020년, 이 정도로 활약할 거라곤 예측하지 못했다.

페르난데스는 2년차 시즌을 맞아 속된 말로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2일 무려 6타점을 쓸어담으며 개인 최다 타점 기록을 세웠다. 단 15경기 만에 30안타 고지를 밟았다. 경기당 2개 꼴이다. 장타율도 부쩍 늘었다. 22일 홈런은 시즌 3호, 23일 홈런은 시즌 4호였다. 대구 삼성전 이틀간 홈런 두방 포함, 무려 7안타를 날리며 시즌 타율 5할을 찍었다. 오락 게임에 등장하는 비현실적 강타자의 현실 버전이다. 23일 현재 페르난데스는 타율(0.500), 득점(18점), 최다안타(34안타), 출루율(0.532), 장타율(0.779) 등 무려 5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비 현실적 수치. 과연 시즌 막판 어떤 성적표를 거머쥘 지 예측하기 조차 힘들다.

페르난데스가 무서운 건 약점이 없다는 사실이다.

타구 방향이 부챗살이다. 좌-중-우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한다. 바깥쪽 공도 어깨를 닫고 제대로 밀어친다. 좌익선상을 흐르는 2루타는 페르난데스의 전매특허 타구 중 하나다.

더욱 무서운 건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타자라는 점이다. 좌(0.500)-우(0.474)-언더(0.600)에 두루 강하다. 에이스급도 전혀 가리지 않는다. 공 보고 공 치기. 모든 타자들이 희망하는 페르난데스의 야구 철학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시즌 더욱 강해진 페르난데스에 대해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원래 기술 수준이 다른 타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때 만약 페르난데스를 대체할 적당한 거포 외인이 나타났더라면 어쩔 뻔 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게 다 외인 복 있는 팀의 시즌 운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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