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남성이 더 잘 걸린다는 근거 있다"

2020-05-11 15:17:2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노란색)가 세포 표면(청색·분홍색)에 몰려있다. 미국 확진자의 검체를 배양해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것. [미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에 감염할 때 세포 표면의 ACE2(앤지오텐신 전환효소2) 수용체와 결합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끈끈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이 효소와 단단히 결합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세포 침입 경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력이 유난히 강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세포 내로 끌어들이는 ACE2 수용체가 여성보다 남성 혈액에 훨씬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잘 걸리는 이유를 일부분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CE2는 폐뿐 아니라 심장, 신장, 혈관 상피조직 등에도 존재하며, 특히 남성의 고환에서 높은 농도를 보인다.

이 연구를 수행한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메디컬센터의 아드리안 포르스 심장학 교수팀은 11일 관련 논문을 유럽심장학회 회보인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럽 11개국의 심부전 환자 3천720명(남 2천608명·여 1천112명)을 각각 실험군 2천22명(남 1천485명·여 537명)과 대조군 1천698명(남 1천123명·여 575명)으로 나눴다.
그런 다음 ACE2 수용체 농도에 영향을 미칠 임상적 요인, 즉 ACE 억제제나 ARBs(앤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사용 여부와 만성 폐쇄성 폐 질환·관상동맥 우회술·심박세동 등의 병력을 대조 분석했다.

중위연령은 실험군에서 남성 69세·여성 75세, 대조군에서 남성 74세·여성 76세였다.

그 결과 혈장의 ACE2 농도를 예측하는 데 가장 큰 변인이 '남성'이라는 게 밝혀졌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이지아 사마 박사는 "강력한 생물표지 가운데 하나인 ACE2의 혈장 농도가 여성보다 남성에서 훨씬 높다는 걸 발견했을 때 남성의 코로나19 사망 위험이 더 큰 이유를 잠정적으로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한 RAAS(레닌-앤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를 표적으로 하는 ACE억제제나 ARBs 등을 심부전 환자가 복용해도 혈장의 ACE2 농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게 확인됐다. RAAS는 혈압과 세포외액 부피를 조절하는 내분비 경로를 말한다.

ACE 억제제나 ARBs, MRAs(무기질코로티코이드 길항제) 등은 실험군에서 혈장의 ACE2 농도 상승과 관련이 없었다.
대조군에서 ACE 억제제와 ARBs는 오히려 혈장 ACE2 농도의 저하와 연관돼 있었고, MRAs는 ACE2 농도의 상승과 약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최근 발표된 일부 코로나19 관련 선행 연구 결과와 다른 것이다.
RAAS 억제제가 혈장의 ACE2 농도 상승에 관여해, 심장병 환자가 먹으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이전의 연구는 경고했다.

그러나 포르스 교수팀은, RAAS 억제제가 코로나19 환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명확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심부전 환자를 주 대상으로 혈장의 ACE2 농도만 분석한 것이라는 한계도 존재한다.
포르스 교수는 "MRAs가 ACE2 농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며, 코로나19에 걸린 심부전 환자가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보지도 않는다"라면서 "MRAs는 아주 효과적인 심부전 치료제이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잠정적 효과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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