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딩 최강' 청운초'드림걸즈'의 고별전 "선생님,감사해요"

2019-12-31 08:24:06

17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치어리딩대회 초등부 팀치어 부문에서 5년째 서울 대표로 출전중인 청운초 '드림걸스(Dream Girls)'가 깜찍발랄한 루틴으로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잠실학생체=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11.17/

"치어리딩은 누군가를 응원하는 데서 시작한, 희망과 배려의 스포츠입니다."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12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치어리딩대회, 전국의 내로라하는 초중고 치어리딩 팀들이 총출동했다. 탄탄한 체격의 남학생들이 아찔한 인간 피라미드를 쌓아올리는가 싶더니, 머리에 사랑스러운 리본을 맨 소녀들이 선물처럼 해사한 미소를 띤 채 날아올랐다.

이선화 대한치어리딩협회 회장은 치어리딩 종목의 가치를 역설했다. "치어리딩은 120년전 미국에서 풋볼팀 응원을 위해 만들어진 대학스포츠클럽이 시초다. '힘내라!' '우리는 하나!'라는 응원에서 시작한 종목"이라면서 "이런 교육적 가치 덕분에, 2016년 IOC에서 올림픽 잠정종목으로 선정됐고, 여성의 사회성 및 리더십 함양을 위한 차세대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계 체육계 행정가들도 치어리딩 학교스포츠클럽의 축제에 주목했다. 조용훈 서울시교육청 체육건강문화예술과장은 "학교스포츠클럽은 미래의 주역이 될 우리 학생들에게 건강한 학교생활의 밑거름이 된다"면서 "4차산업 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성, 덕성, 문제해결능력, 리더십을 고루 기를 수 있는 최고의 교육"이라고 했다. 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전국스포츠클럽 대회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더 많이 스포츠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스포츠를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튼실한 씨앗이 되기를" 소망했다.

▶'드림걸스'의 우정과 추억, 선생님의 눈물

청운초등학교 '드림걸스'의 무대, 5년 연속 서울대표로 활약해온 소녀들이 거침없이 날아올랐다. 깜찍발랄한 루틴, 일사불란한 군무로 좌중을 압도했다. 이 2분30초를 위해 4~6학년 20명의 학생들이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아침마다 한마음 한뜻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열정 넘치는 '체육부장' 김다래 교사와 손 율 국가대표 코치가 이들의 선생님. 손 코치는 "3월 주4회, 이후 주2회, 아침 7시50분부터 8시30분까지 훈련했다. 수요일마다 스포츠클럽에서 2시간씩 연습했다"고 귀띔했다. 완벽한 호흡, 짜릿한 엔딩 후 손 코치와 김 교사는 환한 미소와 함께 아이들을 향해 엄지를 번쩍 치켜올렸다. 일요일도 마다않고 경기장을 찾은 이영주 청운초 교장선생님이 무대옆 포토존으로 달려내려왔다. 아이들에게 일일이 메달을 걸어주며 "정말 잘했다. 수고했다"며 어깨를 두드렸다. 학교스포츠클럽을 발전에 학교장의 관심과 지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현장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6학년 절친들에게 이날 무대는 사실상 '고별전'이었다. 구하경(12· 베이스) 한고은(12· 플라이어) 문세의(12· 백스팟) 박민지양(12· 베이스)은 "뿌듯하면서도 너무너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치어리딩이 왜 좋으냐"는 우문에 "친구들, 선후배와 친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요"라고 합창했다. 박민지양은 "친구들이랑 우정도 쌓고, 체력도 기를 수 있고, 제일 좋은 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서 좋았어요"라고 했다. 한고은양이 "아침에 바로 학교 오면 졸린데 치어리딩을 하면 잠이 확 깬다. 공부에도 도움이 됐다"고 하자 소녀들이 "맞아, 맞아" 공감했다. 치어리딩은 베이스, 백스팟, 플라이어 등 각자의 역할이 있다. 팀을 단단하게 받치는 '베이스'들은 화려하게 날아오르는 '플라이어'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저희같은 베이스가 있어야 플라이어가 믿고 자유롭게 날아오르죠. 각자의 역할이 다를 뿐"이라며 웃었다.

'국가대표' 손 율 코치는 "운동을 꺼려하는 여학생들이 많은데 치어리딩은 여학생에게 정말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자연스럽게 근력, 유연성, 밸런스, 체력이 생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협력하고 배려하면서 쌓아가는 우정과 추억이 정말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졸업을 앞둔 6학년 '드림걸스'는 선생님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다래쌤, 율쌤 감사해요, 사랑해요!" 손하트를 쏘아올렸다. 제자들에게 화답하던 체육부장 '다래쌤'이 그만 눈물을 쏟았다. "이 아이들과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울컥한다. 치어리딩이라는 어려운 종목을 멋지게 해낸 힘으로 살면서 어떤 어려움이 오든 잘 헤쳐나가서 멋진 어른으로 자라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아이들이 들어올린 팀 팻말 '드림 걸스(Dream Girls)'가 '걸스 드림(Girls Dream)'으로 뒤집혔다. '소녀들이 꿈을 꾸기' 시작했다. "뭐가 되고 싶어?"라는 질문에 민지는 반려견 관리사, 세의는 수의사, 고은이는 변호사, 하경이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답했다. "우리가 치어리딩으로 키운 체력, 친구들과 나눈 추억들이 꿈을 이루는 데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베이스부터 플라이어까지, 세상 모든 소년 소녀들의 꿈을 응원한다. 잠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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