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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백신, 치매 위험 낮춰…여성이 더 효과"

김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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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03 08:05


"대상포진 백신, 치매 위험 낮춰…여성이 더 효과"
 ◇백신 접종 모습(왼쪽)과 연구를 진행한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 출처=stanford medicine 유튜브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실린 미국 스탠퍼드대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한 노인과 접종하지 않은 노인의 치매 발병 위험을 7년간 추적 관찰하는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20%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을 동반한 발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감염인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에 의해 발생한다. 어린 시절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 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에서 2013년 시행된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으로 백신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다른 요인들을 배제하고 조사할 수 있는 '자연 임상실험' 환경이 형성된 점에 주목했다. 2013년 9월 1일 시작된 대상포진 백신 프로그램은 당시 79세인 사람은 누구나 1년간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78세는 다음 해부터 1년간 접종 자격이 주어졌지만 80세가 된 사람은 접종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다른 요인들은 모두 같으면서 태어난 시기만 몇주 다른 28만2541명이 참가하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상황이 만들어졌다.

연구팀이 백신 접종 후 7년간 접종 그룹과 비접종 그룹의 건강을 비교한 결과 접종 그룹의 대상포진 발생률이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86세와 87세 노인 8명 중 1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자들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20%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남성보다 여성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더 컸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백신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비용 효율적인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확한 인과관계와 메커니즘을 밝히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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