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반도체' 김은 효자 수출 제품이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120여 개국에 1조원 규모로 수출되고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김 원초 생산이 난관을 맞았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고 품질의 김 원초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조미김 1등 동원F&B가 나섰다.
김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생산되며, 생육 적정 수온은 5~15℃다. 김 육상양식은 해수를 활용해 육상에서 김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우수한 품질의 해수 확보와 수온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동원F&B는 제주 용암해수가 풍부한 제주특별자치도에 연구 거점을 마련했다.
동원F&B는 지난해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MOU를 체결하고 이어 제주도와 김을 비롯한 해조류의 산업화를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제주도의 풍부한 수산 자원과 동원F&B의 식품 제조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협업 상품을 개발하고, 제주 수산물의 판로를 확대하는 등 지역 상생을 도모하기로 했다.
현재 동원F&B는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 부경대학교, 제주대학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김 육상 양식에 나서고 있으며, 전남 지역에도 김 육상 양식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설치하고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조미김 시장 1위 동원F&B가 이처럼 김 육상 양식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김을 외부 환경의 영향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특히 블루푸드(Blue Food)는 영양학적 가치가 높고 생산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해 지속가능한 수산업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김 육상양식은 전국 각지의 어업 종사자, 관련 수산 기업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와 전남 등 특정 지역을 넘어 전국 어디에서나 육상 양식이 상용화될 수 있도록 범용성 높은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국가대표 조미김 브랜드인 '양반김'은 1986년 출시 이후 38년 간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브랜드다. 양반김이 조미김 시장에서 1등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동원F&B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원초감별사' 제도가 꼽힌다. 원초감별사들은 김 포자를 뿌릴 때부터 원초를 관리하며, 수확기에 일일이 산지를 돌면서 원초를 수매한다.
원초란 바다에서 자라나 가공되기 전까지의 김의 원재료를 말하는데, 검은색 바탕에 붉은 빛을 띠며 윤기가 나야 좋은 원초라 할 수 있다. 동원F&B는 '좋은 김은 좋은 원초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김 고유의 향을 살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좋은 원초로 고유의 향을 유지시켜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양반김은 가장 좋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깨끗한 바다에서 자라는 고급 원초를 골라 두 번을 굽는 공정을 거친다. 알루미늄 포장지를 김에 도입하여 산소와 빛의 투과도를 줄였으며, 김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급 원초를 사용하여 질기지 않으면서도 김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아있게 가공했다.
양반김의 높은 품질은 해외 수출로 이어졌다. 양반김은 현재 일본, 태국, 미국 등 30여 개국으로 수출 중이며, 2016년부터 할랄 식품 인증을 획득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국가로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통 식품인 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반 김부각'이 미국,태국등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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