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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위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의 새로운 CEO로 지난해 연말 선임된 존 엘칸(48) 회장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그는 무려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거느린 스텔란티스그룹의 수장으로 연내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임 카를로스 타바레스 CEO는 지난해 10월쯤 그룹 이사회와 미래 전략 및 구조조정 갈등으로 갑자기 경질됐다. 타바레스 전 회장은 비용절감의 귀재로 유명했다.
존 필립 제이콥 엘칸 스텔란티스그룹 회장의가문과 교육 배경, 경력은 엄청나다. 이탈리아 최대 가문인 아넬리가이자엑소로 대표되는 아넬리그룹 장손으로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이탈리아와 미국 2개 국적을 보유했지만 이후미국 국척을 포기했다.
그는 영국과 브라질에서 초중등 교육을 받고 프랑스 파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이탈리아 토리노 공과대학에서 경영공학 학위를 받았다. 그의 졸업 논문은 전자 상거래 와 온라인 경매에 관한 것으로 이후 그의 경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에는 메타 플랫폼의 이사회 멤버로 임명됐다.
1997년 그는 아넬리 가문의 수장 조반니 알베르토 아넬리 회장이가 사망한 후 외할아버지인 지아니 아넬리(Gianni Agnelli)가상속자로 선정했다. 2004년부터 이탈리아 거대그룹 왕조인 아넬리(Agnelli)를이끌어 왔다. 아넬리가문은 피아트 창업자 중 한 명인 지오바니 아넬리가 시조다.
최고 명문가 집안의 장손답게 미국 최대 사모펀드를 이끄는 워렌 버핏, 스웨덴 최대 기업이자 가문인 발레버그 가문과의 친분도 강력하다. 이탈리아어,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의 4개 언어에 능통하다.
스텔란티스 카를로스 타바레스 전 CEO
스텔란티스는 2021년 지프와 피아트를 거느린 FCA와 푸조-시트로엥의 PSA와 합병으로 결성됐다. 2022년에는 글로벌 750만대 판매로 세계 3위 자동차기업이 됐다.문제는 2023년부터 실적이 급락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톱5 자동차기업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엘칸 회장은 당장 14개 브랜드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14개 브랜드 가운데 여전히 강력한 인기를 얻는 대표 주자는지프(JEEP)다. 랭글러로 대표되는 지프는 북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호실적을 내고 있다.램(Ram) 역시 픽업 트럭 및 대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푸조 역시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하락세지만 유럽에서 여전히 인기가 많다. 그룹내 브랜드 별 매출 비중을따져보면 지프는 스텔란티스그룹 매출의 약 15%를 담당한다. 피아트와 푸조는 각가 20%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14개 브랜드로 구성된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
상대적으로 부진한 브랜드도 두드러진다. 대표적으로 란치아(Lancia)는 단 한 대의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연간 판매대수가 수 만대에 그친다. DS 역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판매가 급격히 줄고 있다. 브랜드 폐지설이 꾸준이 나올 정도다.
알파로메오(Alfa Romeo)도 비슷한 신세다. 고성능 소형 스포츠카를 좋아하는 충성스러운 마니아도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은 거의 없다. 아울러 페라리에 버금가는 슈퍼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션을 설정한 마세라티( Maserati) 역시 존재감이 미약하다. 닷지(Dodge)는 북미 시장 중심으로 미국에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스텔란티스 그룹의 영업이익은 2024년 상반기에 전년 대비 무려 48%나 감소했다. 이런 최악의 실적의 결과로 지난해 상반기부터 스텔란티스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2024년 3분기 역시 매출은 330억 유로(약 5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나 감소했다. 판매도 20% 줄었다.
란치아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366억 유로(55조원)를 밑도는 수준으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특히 폭스바겐-포르쉐-BMW-벤츠 등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판매가 급락한 것과 마찬가지로 스텔란티스는 중국에서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엘칸 신임 CEO는 14개 브랜드 중 어느 브랜드를 유지할지, 아니면 없앨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한다. 스텔란티스라는 생소한 브랜드 역시 존속할지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