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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간은 삶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잠을 잘 때 우리 몸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세포 기능을 회복하며, 생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저장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환자의 50% 이상에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3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를 사용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83%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는 다른 개념이다. 코골이는 상기도 협착으로 인한 저항 때문에 발생하지만, 기본적으로 호흡은 이루어진다. 반면,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폐쇄되거나 호흡하려는 노력 자체가 없어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반복되면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면서 뇌가 각성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이는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순환기내과 나진오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산소포화도를 떨어뜨리고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밤에 심장이 충분히 쉬지 못하게 해 고혈압, 심부전 같은 치명적인 심장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중증 수면무호흡증은 모든 사망률을 약 4배 증가시키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약 5배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심장질환은 결국 심부전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부전증은 심장이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충분히 순환시킬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며, 그로 인한 사망률은 일부 암보다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부전증이 있는 환자는 수면 중 과도하게 숨을 쉬다 갑자기 숨을 멈추는 현상이 반복되는데, 이러한 중추성 수면무호흡과 과호흡이 반복되는 '체인-스톡 호흡'은 사망 직전에 나타날 수 있어 '임종호흡'이라고도 불린다.
수면의 질을 체크하고 싶다면, 수면 중 맥박수나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또한 거울을 통해 입속을 들여다봤을 때 혀가 목젖과 숨길을 막고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혀가 두꺼워져 수면 중 상기도를 막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무호흡-저호흡지수(AHI)를 측정한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몇 회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로, 1시간 동안 5회 미만이면 정상, 5~15회인 경우 경도, 15~30회 사이는 중증도, 30회 이상은 중증의 수면무호흡증으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AHI 지수가 30인 환자는 1시간 동안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30번 발생하는 것이다. 즉, 2분에 한 번씩 숨을 쉬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양압기 사용이다. 양압기는 얼굴에 착용하여 수면 중 기도에 지속적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장치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권장된다. 양압기 사용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구강 내 장치를 통해 아래턱이나 혀를 앞으로 당겨 상기도의 막힘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체중 감소가 수면무호흡증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해부학적으로 상기도가 좁은 사람에게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나교수는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낮 시간에 햇빛을 보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적당한 운동이 중요하다"며, "자기 전 과식을 피하고 체중 관리도 해야 한다. 또한, 쾌적한 수면 환경을 만들고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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