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과의 전쟁'에 각광받는 대체당, '구원투수' 될까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5-02-13 15:53


저당 디저트, 제로음료 등 당지수와 칼로리를 낮춘 '로우 스펙 푸드' 전성시대다.

과거 중장년층들만 관심을 가졌던 '혈당과의 전쟁'이 전세대를 아우르는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린 김승희 원광대산본병원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9~39세 성인 남성의 29.2%·여성의 17.7%가 당뇨 전 단계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따르면, 국내 20대 당뇨환자는 5년 사이 33.1%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줄여 인슐린 분비와 지방 합성을 감소시키는 '혈당 다이어트'가 대세가 되면서 '당'을 기피하는 현상은 이제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혈당과의 전쟁'에 각광받는 대체당, '구원투수' 될까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디저트39'와 손잡고 저당 간식 시리즈를 선보였다.  사진=세븐일레븐
식품업계에서도 '포기하기 어려운 단맛'을 위해 백색 정제설탕 대신 다양한 대체당을 사용한 먹거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음료부터 알코올, 각종 디저트까지 그 폭도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수요 증가세도 가파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탄산음료 중 제로음료 비중은 2021년 22.5%에서 2023년 41.3%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븐일레븐이 제로 탄산음료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10%, 2023년은 50%, 2022년 40%로 매해 증가세를 보여왔다.

대체당은 단맛이 느껴지지만 열량이 낮아, 섭취 후 혈당 상승과 체중 증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설탕·포도당·과당 등 단순당과는 체내 소화·흡수가 다르다. 실제 대체감미료가 든 음료가 설탕으로 만들어진 음료보다 체중, 체질량지수, 체지방 비율 등을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혈당과의 전쟁'에 각광받는 대체당, '구원투수' 될까
 ◇대상㈜ 청정원의 맞춤형 알룰로스. 사진제공=대상
일반적으로 대체당은 천연당, 천연 감미료, 합성(인공) 감미료, 당알코올 등으로 분류된다.


대표적 천연당인 알룰로스는 무화과, 건포도, 밀 등에 존재하며, 설탕의 70% 수준의 당도를 가진다. 열량은 1g당 0.2~0.3kcal로 98% 이상이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된다. 당류와 아미노산이 반응하면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이 생기면서, 음식의 색과 풍미가 좋아진다. 설탕과 가장 유사한 단맛 중 하나로 이같은 장점 때문에 식품업계에서도 가장 주목하는 대체당 중 하나다.

국화과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스테비오사이드)는 단맛이 설탕의 300~900배이지만 열량이 거의 없다. 스테비아를 땅에 뿌린 스테비아 농법으로 재배된 토마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4mg으로 차·커피 등에 널리 사용된다.

아미노산계 합성 감미료인 아스파탐의 열량은 1g당 4kcal로 설탕과 같지만 설탕의 200분의 1만 사용해도 같은 단맛을 낸다. 2023년 IARC(국제암연구소)가 아스파탐을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는 인체 발암 가능 물질 2B군으로 분류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JECFA(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가 한국의 아스파탐 1일 섭취 허용량(체중 1kg 당 40mg)이 안전하다고 평가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된 상황이다. 다만 페닐알라닌 분해 효소가 부족한 페닐케톤뇨증 환자는 복통·설사 우려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당알코올에 속하는 자일리톨, 에리스리톨, 만니톨 등도 잘 알려진 대체당이다. 당알코올은 대체로 1g당 0.5~3kcal의 열량으로, 실제 소화 흡수되는 양은 30~50%에 그친다. 당알코올의 경우 과량 섭취(하루 30~50g)하면, 설사와 복통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중 에리스리톨은 최근 연구에서 혈전 형성과 심혈관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해, 하루 25g 미만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처럼 대체당의 장단점에 관련된 연구는 진행형이다. 아직까지 장기간에 걸친 연구가 드물어 섭취 안전성에 대한 논란 역시 적지 않다.

하지만 건강 관리 측면에서 설탕으로 인한 부담이 큰 만큼 대체당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시판중인 대체감미료가 다양한 감미료의 혼합성분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아 영양정보 표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고, 1일 섭취허용량 범위 내에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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