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증권(구 인베스트투자증권)의 그룹 내 금융기업으로 위상 강화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실적 부진과 함께 최근 김원규 대표의 불구속 기소 등 악재의 연속이다. LS증권은 올해 LS그룹 일원으로 새로운 지배구조 아래 회사 위상을 높이고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는 등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변화와 도약의 전환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내외부적인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원활한 경영전략 수립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지난 7일 김원규 LS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봉원석 부사장 등 1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와 배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대표는 2021년 6월 이베스트투자증권 임원(본부장) A씨로부터 시가 4600만원 상당의 그림 한 점을 3000만원에 수수하고, 같은 해 10월 김 전 본부장이 830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유용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사는 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업무 특성상 신뢰가 중요하다. 최근 LS증권 임직원의 재판행은 기업 신뢰도 관련 이미지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LS증권은 지난 6월 LS네트웍스가 지분 60.98%를 1299억원에 인수하면서 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사명도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LS증권으로 변경된 바 있다.
LS증권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못했다.매출은 1조6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각각 218억원, 2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42%가 줄었다.
LS증권 입장에선 LS그룹의 새로운 일원으로 출발하는 올해가 매우 중요하다. 김 대표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LS그룹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지배구조 아래 회사의 위상을 확립하고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고 밝혔다. 수익 창출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고객의 신뢰는 성과에서 나오는 만큼 2025년 사업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준수의 중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 번의 실수로 쌓아온 평판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법과 규범을 벗어난 성과는 사상누각에 불과함을 인지하고, 컴플라이언스 준수가 우리의 일상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최근 김 대표 불구속 기소 등으로 인해 LS증권의 경영전략 수립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던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만큼 원활한 주요 임직원 및 LS그룹과 LS증권 간 원활한 소통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일단 LS증권은 김 대표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LS증권은 "김 대표는 직무와 관련해 특정 사업 담당 임원 A씨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부당하게 수수하거나, 해당 사업 관련 SPC의 PF 대출금 유용 사실을 인식한 채 방조한 사실이 없다"며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적극 해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