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50대 남성 A씨는 최근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저녁을 먹은 후 소파에 앉아서 쉬던 중 가슴이 아프고 쓰려왔다. '혹시 심장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어서 병원을 찾았는데, 검진 결과 역류성 식도염으로 판명됐다.
센텀종합병원 소화기내과 김경한 내시경센터장은 "위 속의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 등을 자극해 가슴에 통증이나 쓰림 등의 여러 증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인체의 위와 식도 사이에는 위로 내려간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오지 않도록 하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있다. 그 기능이 떨어지거나 식도열공(식도가 지나가는 구멍) 등에 구조적 문제가 있으면 위액과 다른 내용물이 역류하게 되는 것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증상이 다양해 간혹 심장질환이나 호흡기질환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경한 센터장은 "위산이 역류해서 생기기 때문에 자극되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식도 하부 밑 중간 부위를 자극하게 되면 흉통이 발생해 심장질환으로 오인되기 쉽다. 또한 후두부가 자극되면 기침이 생겨서 호흡기 질환으로 여길 수도 있다. 따라서 처음 진단을 받는 분이나 치료를 하더라도 증상이 지속되는 분은 여러 질환들과 구분할 수 있는 검사 및 진료를 다시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리하는' 만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실제로 한 연구에서 증상이 완전히 관해된(완화되거나 사라진) 역류성 식도염 환자를 6개월간 추적 관찰했는데, 증상 재발률이 유형에 따라 75~90% 정도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면 식도염약을 오래 먹어도 괜찮은걸까?
김경한 센터장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약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에 대한 합병증 우려가 있다. 보통 역류성 식도염의 주요 약제인 '양성자 펌프 억제제'로 유지요법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 최소 용량으로 감량하는 것이 추천된다. 이는 장기간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잠재적인 부작용 위험도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역류성 식도염 약제 유지에 대한 부작용이 생갭다 크지 않다는 결과도 많이 보고되고 있어서 최소한으로 용량을 잘 사용한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도 점막이 손상되어 식도궤양, 식도협착 등이 생길 수 있고, 드물게는 식도암까지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만성 후두염과 천식 악화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김경한 센터장은 "역류성 식도염의 경우 완치하기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완화하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에는 약물 사용이 우선 시행된다. 이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고 위식도 역류를 줄여주는 것이다. 유의할 사항은 초기 치료 후 약물을 중단하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 약물 치료를 유지하면서 증상 여하에 따라 약물 중단 여부를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김경한 센터장은 "역류성 식도염에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불규칙한 식습관을 비롯해 과식, 야식, 식사 후 바로 누워 있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과다 섭취, 흡연, 과음 등은 모두 이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