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리즘 매력 '시장 투어' 어때요…현지 음식 즐기고, 지역색 살린 관광지까지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5-02-10 12:16


대중관광을 넘어 대안관광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안관광은 여러 형태가 있지만,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흔히 지역(로컬)관광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지역 소도시 활성화를 통해 인구소멸 지역 위기를 극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특산물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고, 지역 주민의 정부터 손맛까지 느낄 수 있는 '시장'에는 활기가 넘친다. 시장은 지역 관광의 중심인 동시에 매력적인 콘텐츠다. 봄을 앞두고 활력 충전을 위한 시장 맛기행을 떠나보자.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전국 오일장 중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을 엄선했다. 제대로 된 향토 음식을 즐길 수 있고, 지역색 강한 관광지까지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로컬리즘 매력 '시장 투어' 어때요…현지 음식 즐기고, 지역색 살린 관광…
◇강원도 동해시의 북평민속시장은 소머리국밥이 유명하다. 과거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해 국밥 거리가 있다. 무와 파, 양념을 넣어 빨간국물을 내는 두꺼비국밥집의 소머리국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뜨끈한 국밥, 겨울 바다 '북평민속시장'

강원 동해시 구미동에는 북평민속시장이 있다. 강원도 하면 회를 떠올리지만, 제대로 된 국밥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북평민속시장은 끝자리가 3일과 8일인 날에 열리는 북평민속시장이다. 북평장은 1796년에 시작되었으며, 문화광장은 강원도에서 유명한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우시장은 2008년 삼척시 미로면에 새롭게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 거리로 남았다. 북평민속시장 국밥집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어 고기를 팔고 남은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구하기 쉬웠다. 소머리국밥의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빨간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식당을 고를 수 있다.


로컬리즘 매력 '시장 투어' 어때요…현지 음식 즐기고, 지역색 살린 관광…
◇동해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의 백미는 바다를 향해 곧고 길게 뻗어 있는 높이 약 59m의 하늘산책로인 스카이워크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시장을 둘러봤다면 동해를 대표하는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묵호 등대 앞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59m 높이로 세워진 스카이워크다. 동해와 묵호 등대,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전천 뜬다리정원마루는 길이 265m의 전천 폐철교를 활용해 만든 공간이다. 해가 진 뒤 가로등과 조형물을 비추는 조명이 켜지면 더욱 아름다운 공간이 된다. 추암 촛대바위와 조각공원 일원 역시 주제에 맞게 조명으로 꾸민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야간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으로 최근 여명빛테마파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로컬리즘 매력 '시장 투어' 어때요…현지 음식 즐기고, 지역색 살린 관광…
◇단양은 마늘의 도시답게 마늘을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바삭한 누룽지가 들어가는 흑마늘누룽지닭강정.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마늘 요리, 단양 8경 '단양 구경시장'

단양의 구경시장은 단양 8경에 더한 1경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시장 구경이라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약 120개 매장이 모여 이뤄진 상설재래시장으로 단양전통시장이 전신이다. 요즘 들어서는 '먹방 여행'을 선호하는 젊은 여행객이 북적댄다. 구경시장의 인기를 주도하는 건 마늘이다. 단양은 석회지역의 약산성 토양과 산지마을의 큰 일교차로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알이 단단하고 맛과 향이 특별한 한지형 토종 마늘이다. 단양구경시장은 마늘이 들어간 먹을거리로 시장 음식을 특화했다. 흑마늘닭강정을 필두로 마늘빵, 마늘순대, 마늘만두, 마늘갈비 등 시장의 간판마다 '마늘'이 접두어처럼 따라붙는다. 같은 마늘도 종류마다, 가게마다 달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큼지막하게 썰어내는 시식용 먹을거리도 시장의 인심을 더한다. 몇몇 가게는 주말에만 문을 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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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담수 아쿠아리움이다. 바닥 아닌 민물 생태계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단양 여행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강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사진=김세형
단양의 마늘 요리를 즐겼다면 단양 8경을 둘러볼 차례다. 새롭게 단양팔경을 꼽는다면 1경의 후보로 내세울 만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만천학봉 위에 세운 높이 25m의 전망대로 소백산 설경과 단양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다. 남한강 암벽에 기대 자리한 1.12km의 단양강 잔도는 강의 얼음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단양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가물치를 비롯해 국내외 담수어를 만나 볼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미디어아트 체험장 팝스월드까지 방문한다면 마늘처럼 알싸한 여행의 즐거움을 단양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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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이 집결하던 곳으로 백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창녕전통시장의 대표 메뉴는 수구레국밥이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옛 감성 물씬, 수구레국밥 '창녕전통시장'

경남 창녕군에 있는 창녕전통시장은 1900년대 보부상들이 집결하던 시장이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장을 모아 지금 자리에 개설한 것이 1926년이라 하니 어느덧 백 년 역사를 자랑한다. 오일장이 크게 서는 3일과 8일에는 새벽부터 사람이 북적인다.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로 이것저것 구경하다 보면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창녕전통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수구레국밥이다. 수구레는 소 한 마리에 2kg 정도만 나오는 특수 부위다. 시장 주변에 수구레국밥집이 여럿 된다. 가게마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커다란 가마솥이 손님을 유혹한다. 뻘건 국물에 콩나물, 선지, 파 그리고 수구레가 가득 담겼다. 쫀득쫀득한 수구레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입안에 가득 찬다. 창녕 사람들은 국수사리를 넣어 먹는 걸 즐긴다. 숟가락 놓을 때쯤이면 추위에 꽁꽁 얼었던 몸이 싹 녹는다.

창녕은 조선 시대에 현감을 두었던 큰 고을이었다. 특히 창녕전통시장 주변에 창녕향교, 석빙고, 신라 진흥왕 척경비, 술정리 동 삼층석탑 등 역사 유적이 몰려 있어서 문화유적답사를 겸해도 좋다. 영산면까지 동선을 늘린다면 아름다운 홍예다리(무지개처럼 만든 둥근 다리)인 창녕 영산 만년교를 만날 수 있다. 부곡온천에서 국내 온천 중 최고 수온인 78℃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일은 겨울 최고의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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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말바우시장은 팥죽과 팥칼국수가 유명하다. 한 그릇에 5000원 정도로 저렴하지만, 가게 모두 맛과 정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팥죽·팥칼국수, 미술관 투어 '광주 말바우시장'

광주 북구 우산동에는 말바우시장이 있다. 500여 개의 다양한 점포가 들어서 호남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시장이다. 식도락 여행을 온 사람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팥죽이다. 말바우시장에서 팥을 전문으로 다루는 가게들은 모두 팥죽과 동지죽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다. 팥죽에는 쫄깃한 면발의 칼국수가 들어 있고, 동지죽에는 몰캉몰캉한 새알심이 들어 있다. 팥죽을 주메뉴로 하는 가게들은 모두 맛과 정성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팥죽을 먹으러 일부러 말바우시장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을 생각해 매일 새벽 직접 팥을 씻어 불리고, 불린 팥을 솥에 넣어 팔팔 끓인다. 팥죽에 들어갈 새알심과 칼국수면은 손수 반죽한다. 한 끼에 5000원이면 대접 한가득 푸짐한 팥죽을 맛볼 수 있다니 요즘 세상에 흔하지 않은 인심이다.


로컬리즘 매력 '시장 투어' 어때요…현지 음식 즐기고, 지역색 살린 관광…
◇말바우시장 '옛날팥죽'의 팥죽과 동지죽은 국내산 팥과 손수 빚은 새알심으로 만든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팥죽과 팥칼국수로 배를 채웠다면 미술관 여행을 떠나보자. 광주는 예술의 도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국내 최초 공립미술관으로서 지역 문화예술의 활기를 담은 유수의 작품을 선사한다. 호남 지역의 첫 번째 박물관이자 광복 이후 대한민국이 지은 최초의 지역 국립박물관인 국립광주박물관에서는 선사시대의 유물에서부터 고려와 조선 시대의 청자와 백자, 아시아의 도자기까지 상시 관람할 수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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