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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70)의 인사청문회가 논란 속에 진행됐다.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는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한 후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는 등의 주장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반인도적 범죄'라고 부르며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비교하면서 백신 음모론을 주장하기도 했고, 살균하지 않은 생유(生乳)와 줄기세포 등 논란이 지속 중이거나 효과가 없다고 입증된 치료법을 홍보하기도 했다.
케네디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언론 보도는 내가 '백신 반대론자'라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안전'(safety)에 찬성한다"면서, "나는 백신이 보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믿는다. 내 자녀는 모두 백신을 접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백신을 지지하고, 아이들의 백신 접종 일정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뒤 "내가 원하는 유일한 것은 좋은 과학"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8일에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캐럴라인 케네디 전 주일·주호주 미국 대사가 사촌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인준해서는 안 된다고 미 상원에 촉구했다. 상원에 보낸 서한에서 케네디 전 대사는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가 "권력에 중독된 포식자"이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케네디 전 대사는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의 백신 음모론에 대해 자신의 자녀에게는 예방 접종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자녀는 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가 제약회사 머크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가다실의 부작용 여부를 둘러싼 소송을 주도해 수임료로 거액의 이득을 얻을 계획이라고도 지적했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가 과거 헤로인 등 마약을 투약했으며 다른 가족 구성원까지 마약 중독의 길로 이끌었다고도 폭로했다. 또한 케네디 주니어 후보자가 실패한 대선 캠페인을 위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산을 왜곡하고 도널드 트럼프에게 일자리를 구걸했다면서 "공직에 헌신한 아버지와 바비 삼촌(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 상원의원 시절 의료 서비스 개선에 헌신한 테디 삼촌(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은 모두 역겨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