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긴 밤에 깊어진 수면 장애…'꿀잠 도우미' 슬리포노믹스 시장 확대

김소형 기자

기사입력 2025-01-30 16:59


긴 밤이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수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햇빛 노출이 줄면서 수면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불균형해지고, 실외 활동 감소로 활동량이 줄면서 잠들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여기에 연휴로 인한 불규칙한 생활은 수면의 질을 더 떨어뜨리게 된다.

불면증·기면증·수면무호흡증 등은 물론 스트레스도 수면 장애의 주요 원인이다.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등의 생활 습관과 함께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으로 인한 도파민 중독 등도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대인의 수면 부족을 불안증, 우울증뿐만 아니라 만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공중 보건 유행병'으로 규정하고 있다. 수면 장애가 고혈압·심혈관 질환·당뇨병 등 만성 질환, 비만, 우울증 등을 유발하면서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 2021년 기준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7분에 비해 30분 이상 부족하다. 이같은 통계는 실제 건강 악화와도 무관치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수면 장애 환자는 2018년 85만 5000명에서 2022년 109만 8000명으로 4년간 28.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진료비는 1526억원에서 2851억원으로 86% 증가했다.


겨울철 긴 밤에 깊어진 수면 장애…'꿀잠 도우미' 슬리포노믹스 시장 확대
 사진제공=29CM(
이처럼 수면 장애 환자가 증가한 데다, 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이 늘면서 수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이른바 '슬리포노믹스(수면경제)'가 각광받게 된 것.

숙면을 도와주는 침구 및 매트리스는 물론, 수면 보조 식품, 향기 테라피, 애플리케이션과 웨어러블 전자기기 등 관련 아이템 역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에서도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슬립테크' 섹션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4800억원이었던 국내 슬리포노믹스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이 오는 2026년 321억달러(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국내 가전업체들의 수면케어에 대한 관심은 관련 기술 및 상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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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힐링미 오브제컬렉션 안마의자 아르테UP.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는 24일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을 갖춘 안마의자 'LG 힐링미 오브제컬렉션 안마의자 아르테UP(이하 아르테UP)'을 선보였다. 아르테UP에는 AI코스, 마인드케어 코스, 슬립 케어 코스 등 다양한 신규 코스가 추가됐다. 특히 마인드 케어 코스와 슬립 케어 코스에는 각각 안정과 숙면을 유도하는 뇌파 안정 사운드가 탑재돼 스트레스나 불면에 시달리는 고객에게 특히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슬립 케어 코스는 가볍게 전신을 마사지하면서 편안한 수면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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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디프랜드 헬스케어로봇 '파라오네오 Audio Speakers by Bang&Olufsen'. 사진제공=바디프랜드
헬스케어 로봇에 '수면케어 모드'를 적용 중인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마사지 모드 종료 후 사용자가 미리 설정해 둔 선호 위치 및 강도로 마사지 모듈이 작동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마사지 모듈 제어 방법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 사용자의 편안한 휴식에 적절한 위치와 강도로 마사지 모듈을 미리 설정할 수 있고 해당 설정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마사지 체어에서 잠든 경우 작동시간이 종료돼도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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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왼쪽)와 이경수 세라젬 대표.  사진제공=세라젬
세라젬은 최근 CES 2025에서 파트너십을 맺은 수면 분석 인공지능(AI) 기업 에이슬립과 다양한 홈 헬스케어 가전과 서비스 연구·개발에 나선다. 사용자가 척추 의료기기, 홈 메디케어 베드 등을 사용하다가 잠이 들면 수면 패턴을 인식하고 온도, 조도 등을 조절해 맞춤형 숙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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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웨이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 사진제공=코웨이
최근 신제품 S8+, S6+ 2종을 선보인 코웨이의 비렉스 스마트 매트리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매트리스 경도를 자유롭게 조절하고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한다. 슬립셀과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 기능을 강화해 최적화된 매트리스 경도를 제공하고, 신체 부위별 체압 차이를 분석하고 분산해 편안한 숙면을 돕는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슬리포노믹스 시장이 그동안 의료기기 기업,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이 이루어졌으나 향후 이종 분야 기업 진출과 기업 간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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