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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이 너무 고급진데..부드럽게 요철을 걸러내면서도 고속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지네! 현대기아(제네시스 제외) SUV 가운데 처음 적용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옵션130만원)이 확실하게 작동하는구만. 전세대 레인지로버를 닮은 유려한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프리미엄 승차감은 만점을 주고 싶네...”
현대차 2세대 팰리세이드 7인승을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2시간 반 동안 시승했다. 가장 감동적으로 다가 온 게고급스런 승차감이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6천만원대 최고 트림 캘리그라피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이날 시승한 신형 팰리세이드 모델은 2.5가솔린 터보 최상위 캘리그라피 트림에 사륜구동 및 각종 옵션이 모두 달려있다. 가격이 6306만원(개소세 3.5% 적용)이다. 같은 트림으로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면 7천만원이 넘어간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직 연비 인증이 끝나지 않아 2분기 출시 예정이다.
6년 만에 선보이는 2세대 팰리세이드 디자인은 측면과 후면에서 럭셔리 SUV인 레인지로버 느낌이 물씬 풍긴다. 한 마디로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로서는 최고의 칭찬일 수 있겠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2억원대 레인지로버 닮은 차를 6천만원대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이건 정말 현대차가 잘 하는 전략이다. 더구나 동글동글해진 신형 디펜더 디자인이 싫다면 전면 각진 스타일이 돋보이는 2세대 팰리세이드로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최상위 캘리그래피 트림은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고급스럽다. 한옥에 한지를 바른 창틀 문양 같다고 할까. 기존 단순했던 수직형 주간주행등은 가로 패턴을 넣어 보다 모던하게 변화를 줬다.
측면은 신형 팰리세이드 디자인의 핵심이다. 기존 모델보다 70mm 길어진 전장 5060mm의 프로포션이 인상적이다. 짧은 전륜 오버행부터 범퍼 하단에서 사이드 스커트를 지나 후면 범퍼까지 이어지는 실버 도금이 중후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보인다.
여기에 실버 광택으로 처리한 두터운 D필러, 벨트라인을 경계로 직선으로 길게 뻗으면서 위아래를 구분한 디자인과 3열 리어 쿼터 글래스 는 전세대 레인지로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다가온다.
후면은 1세대 팰리세이드 느낌이 그대로 묻어난다. 영문 레터링부터 비스듬히 누인 리어 윈도우와 음양 곡면을 조화롭게 배치한 부분이 그대로다. 달라진 점은 리어 와이퍼를 숨긴 점이다. 요즘 현대기아 신차에서 볼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 요소다. 수직형 테일램프도 전면 주간주행등과 통일성을 주도록 가로 패턴을 넣어 고급스럽다.
운전석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았다. 실내 인테리어 첫 인상은 수평 기조라 깔끔하지만 그다지 고급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존 1세대 컨셉이 패밀리 SUV였고 2세대는 프리미엄 SUV라고 재정의했지만 의외다.
평범한 송풍구 디자인부터 쏘나타에서 쓸법한 저렴한 소재의 공조 터치 패널은 아쉬운 부분이다. 송풍구를 테슬라라 신형 BMW 5,7시리즈처럼 히든 방식으로 처리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기존 버튼식 변속기를 스티어링휠 컬럼식으로 변경하면서 넓어진 센터 콘솔 공간 활용도 부족해 보인다. 9인승 인증을 해결하기 위해 1열에 3인승 좌석을 장착하면서 어색한(?) 등받이 겸용 센터 콘솔이 장착돼서일까. 위아래 2단으로 분리된 콘솔 적재공간을 만족스럽다.
7인승은 아예 센터 콘솔이 고정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싼타페에서 소비자 선호가 좋았던 듀얼 무선 충전패드가 사라지고 일반적인 싱글 패드가 적용됐다.
소재의 아쉬움보다는 기존 고객의 불만이 많았던 터치형 변속기를 버리고 컬럼식으로 옮기면서 생긴 센터 공간 활용에 대한 혁신이 보이지 않았다고 할까. 한 마디로 '와우~'할 만한 인테리어를 찾기 어려웠다.
실내는 확실히 넓어졌다. 기존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65mm길어지면서 2,3열 무릎공간이 꽤 여유롭다. 2열 캡틴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이 추가됐다.3열은 여전히 바닥이 높게 올라와 있다. 앉았을 때 허벅지가 뜨는 것은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신장 178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헤드룸은 손바닥 하나 정도 여유뿐이다. 성인이 탑승한다면 장거리보다는 한 두 시간 주행에 어울릴 공간 구성이다.3열에 처음 적용한 전동식 등받이 리클라이닝과 시트 앞뒤 이동은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3열 탑승객의 피로를 덜어준다.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섰다. 스티어링휠 오른쪽 컬럼식 변속기에 달린 시동 버튼을 꾹 누르면 2.5터보 가솔린 엔진이 날카롭게 반응을 한다.터보 특유의 소리가 살짝 유입되면서 달릴 준비를 마쳤다. 2세대 팰리세이드 파워트레인은 2.5 터보 가솔린과 2.5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다. 기존 3.8 자연흡기 가솔린과 2.2 디젤은 사라졌다.
2.5 터보 가솔린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했다. 최고 출력 281마력, 최대 토크 43.0kgfm를 낸다. 사륜구동에 21인치휠을 낀 시승차 공인 연비는 8.2km/ℓ다. 기본형 18인치휠에 전륜구동 모델은 공인 연비가 9.7km/ℓ다.
참고로 6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한 2.5터보 하이브리드 연비가 2.5터보 가솔린 대비 30% 이상 좋은 12km/ℓ를 넘어설지가 관심이다. 하이브리드 모터 출력은 70마력으로 시스템 합산 334마력을 뿜어낸다.
악셀을 밟고 주행에 들어섰다. 2.2톤에 달하는 공차 중량이지만 초반 가속은 가뿐하다. 오히려 중고속에서 재가속을 할 때 치고 나가는 힘이 다소 부족하다. 차체가 무겁고 큰데다 차고가 높은 SUV라 그런지 281마력이 넉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속 100km를 넘어서면 풍절음이 꽤나 유입된다. 노면 소음은 1열은 문제가 없는데 2,3열은 후륜 휠하우스에서 진동과 함께 소음이 전달된다. 전체적인 NVH는 무난한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고속에서 풍절음이 거슬릴 뿐이다.14개의 스피커가 달린 보스 사운드 시스템은 중저음을 빵빵하게 재현해준다. 무난함 음량과 음질이다.
승차감은 고급스럽다. 요철을 부드럽게 타고 넘으면서 잔진동을 제대로 처리한다. 중저속에서 과속 방지턱 처리가 일품이다. 아울러 고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주행능력을 보여준다.
제네시스를 제외하고 현대기아 SUV 가운데 처음 적용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상당히 고급스런 승차감에 시승하는 내내 ‘엄지 척’을 여러 번 했을 정도다.
8단 자동변속기 셋팅은 현대차다운 모습 그대로다. 재가속이 이뤄질 때 빠릿하지 않고 한 박자 쉬었다가 힘을 내는 식이다. 연비를 위해 퀵다운 시프트를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
시속 100km 정도에서 고속으로 가속하기 위해 악셀을 꾹꾹 밟으면 연비는 6~7km/ℓ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초고속 주행에서는 연비가 좋을 수가 없다. 시속 90~100km로 항속 주행을 하면 두 자리 연비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시내 주행에서는 9km/ℓ 내외 연비가 나온다. 물론 급가속을 억제하고 교통 흐름을 따랐을 경우다. 전체적으로 연비는 2.2톤의 무거운 차체 중량에 걸맞는 수준이다.
승차감은 같은 차체를 사용한 신형 싼타페보다 한결 부드럽고 고급지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다. 대신 고속에서 코너링을 하면 언더스티어뿐 아니라 다소 차체가 휘청이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현대기아 신차에서 쓰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무난한 차선유지를 보여준다. 정전식이라 휠을 잡으라는 경고등이 들어오면 살짝 터치만 해주면 된다.
전체적으로 신형 팰리세이드는 정통 SUV 느낌에 프리미엄이 느껴지는 당당한 디자인과 수준 높은 승차감과 주행능력으로 1세대 대비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6천만원대 캘리그래피 트림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옵션가 130만원)은 다른 트림에서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가격은 2.5 터보 가솔린 트림별 가격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383만 원, 프레스티지 4,936만 원, 캘리그래피 5,586만 원이다. 7인승 익스클루시브 4,447만 원, 프레스티지 5,022만 원, 캘리그래피 5,706만 원이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2.5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982만 원, 프레스티지 5,536만 원, 캘리그래피 6,186만 원이다. 7인승 익스클루시브 5,068만 원, 프레스티지 5,642만 원, 캘리그래피 6,326만 원이다.
영종도=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