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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플루엔자(독감)의 확산세가 무섭다.
이미 지난주에도 2016년(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그보다 환자가 더 증가한 것이다.
◇환자 4주 전보다 13.7배 급증…아동·청소년층 많아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은 1000명당 8.6명인데, 4주 전 1000명 7.3명에서 99.8명으로 약 13.7배 폭증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 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3~18세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아동·청소년층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독감으로 입원하는 환자도 늘어 작년 연초의 795명(표본 의료기관 기준)에서 올해 1452명으로 1.8배 수준이다.
이 같은 유행세는 코로나19 기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면서 항체가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이 다소 느슨해진 영향도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다가 최근 갑자기 떨어진 데다 인플루엔자 세부 유형 중 전염성이 높은 A종류의 'H1N1', 'H3N2' 등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 중인 점도 환자 급증 요인으로 분석됐다.
질병청은 향후 1~2주 이후 독감 유행의 정점이 지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기에 치료제 처방받아야…마지막 약 복용 후 48시간까지 관찰
독감의 대표적인 증상은 38도 이상 발열과 인후통, 기침 등이다.
특히 최근 독감에 걸렸던 환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때보다 더 심하게 아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열, 전신통증, 근육통, 두통, 상기도·하기도 염증을 유발한다.
독감은 주로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해 사람 간 전파된다.
기침·재채기에 의해 다른 사람이나 물체에 묻은 비말(침방울)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눈, 입 또는 코를 만질 경우에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치료는 초기에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 후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
독감으로 진단받은 경우는 열이 사라진 후 24시간이 경과해 감염력이 사라질 때까지 등교, 등원, 출근 등을 하지 않고 가급적 집에서 쉬어야 한다. 해열제를 투약한 경우에는 마지막 투약 시점부터 48시간까지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박대원 교수는 "감염 이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백신 접종하면 봄까지 효과 지속…설 연휴·개학 시즌 긴장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필수적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박대원 교수는 "65세 이상 고령층,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군이 독감에 걸리면 폐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방접종 효과는 약 2주 후 나타나는데, 지금이라도 백신을 접종하면 봄까지 효과가 지속되므로 반드시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어린이, 고령층,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뿐만 아니라 아직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가까운 병·의원, 보건소에서 접종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은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개인위생 실천도 중요하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손을 꼼꼼히 씻고 수시로 환기를 해야 한다.
설 명절 연휴와 개학 시즌 독감 유행 확산에도 주의해야 한다.
박 교수는 "명절이나 가족 모임 등으로 다수가 모이는 상황에서도 감염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초·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인플루엔자가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며 "개학 전까지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학교 내에서 손 소독제 사용과 정기적인 환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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