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마음이 편해지는 엄마품 '장흥'…문학과 미식의 하모니 '문화 충전소로 출발'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4-12-12 09:58


마음이 편해지는 엄마품 '장흥'…문학과 미식의 하모니 '문화 충전소로 출…
◇정남진 통일기원탑은 장흥에서 가장 높은 관광시설물이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득량도와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등의 섬을 비롯해 고흥군의 모습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지엔씨21

"아따, 겁나게 많고만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장흥. 장흥 주민의 이 한마디는 장흥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전라남도의 끝에 있는 소도시지만 규모에 비해 많은 관광 자원을 품고 있다. 엄마품의 따스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도 숨어 있어, 그 속 살짝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한강 작가의 문학 뿌리를 찾을 수 있고, 쏟아지는 별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신기한 경험, 교도소에서 느끼는 색다른 경험까지. 무엇보다 여행의 맛을 더하는 다양한 음식은 문화 관광지로서 장흥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를 주제로 한 장흥의 겨울은 포근함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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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관문학관은 문화충전소로 변신을 꾀하는 장흥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장흥 출신 문인의 활동 내역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사진=김세형
한강 작가 엿보기 천관문학관

혹자는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 장흥은 노벨문학상 관련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문학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거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의 고향인 장흥, 한강 작가는 어린 시절 장흥을 찾아 작가로서 소양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장흥은 군 차원에서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보이며,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여기에 하나 더. 장흥은 예로부터 한국 문학사에 굵직하게 이름을 남긴 많은 작가를 배출한 곳이다. 덕분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인 2008년 전국 최초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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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문학관에 들어서면 한강 작가의 다양한 책을 비롯해 장흥 출신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사진=김세형
장흥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 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천관문학관이다. 가사문학의 발원지이자 이청준 소설가, 한승원 소설가를 비롯해 장흥 출신 문인의 다양한 활동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도록 꾸몄다. 천관문학관 주변에는 기양사, 장천재, 탐진강의 정자들, 선학동마을, 남포마을, 송기숙 문학현장, 이청준 문학자리, 이청준의 눈길, 한승원의 달 긷는 집, 한승원 문학 산책로, 회진, 덕도, 신덕리 등이 있다. 소설 '녹두장군'의 송기숙, 아동문학가 김녹촌, 이승우 작가에 관한 내용도 벽면을 가득 차 있다.


마음이 편해지는 엄마품 '장흥'…문학과 미식의 하모니 '문화 충전소로 출…
◇천관문학관에는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을 비롯해 소설가 이창준의 작품과 그들의 활동 모습이 전시실의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현대문학에 대한 소양을 키울 수 있는 문화 관광지이긴 하지만 규모는 아담하다. 대신 멸류관을 쓴 천관산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온 몸으로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다. 지역 주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천관산문학공원을 비롯해 산책로 등 다양한 문화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문화체험 공간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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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교도소는 12월 빠삐용Zip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실물 공개된 유일한 교도소이며, 빠삐용Zip은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zip의 합성어로, 함께 만들어나갈 공간의 '집'까지 확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김세형
'색다른 경험' 교도소의 변신, 빠삐용Zip

장흥을 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는 교도소를 꼽을 수 있다.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폐교도소. 혐오시설로 여겨지던 교도소는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지금 장흥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가 됐고, 교도소의 본질적 역할인 갱생과 치유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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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빠비용Zip은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사용되는 등 색다른 매력을 보유한 관광지로 성장하고 있다. 사진=지앤씨21
장흥 교도소는 현재 개방된 실물 교도소로 유일하다. 장흥 교도소는 12월 빠삐용Zip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장흥교도소는 일렬로 배치된 수용 거실이 긴 복도를 따라 정렬된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4개의 감시탑이 있는 것과 달리 5개의 감시탑이 있는 것도 장흥교도소만의 특징이다. 빠삐용Zip은 장흥교도소를 거점으로 한 주제별 권역별 무비로드(남도 영화길) 조성과 교도소 내 감빵영화제 등 교도소 특화사업 등에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무성영화 변사극을 진행,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한 변사 공연 등을 통해 지역 주민과 함께 문화관광지로서 자립할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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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Zip은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의 위치를 낮게 만들어 남녀노소 이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열린 관광지로서 여행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사진=김세형
빠삐용Zip을 장흥의 관광지로서 주목할 이유는 많다. 가장 큰 것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이다. 교도소로서 오래된 시설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다 보니 시설에 대한 한계는 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무장애관광지가 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손잡이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의 위치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특히 자동차를 주로 이용해 방문하는 여행지 특성을 고려해 주차 공간 마련 등도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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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삐용Zip 사업단은 교도소 뒷편 소방서 인근의 부지를 주차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수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공간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수용력 확장을 위한 군, 도 차원의 행정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김세형
다만 주차 공간 마련에는 어려움이 있다. 빠비용Zip 뒷편 소방서 인근 맹지를 주차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은 공허한 메아리다. 수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공간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수용력 확장을 위한 군, 도 차원의 행정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김영현 빠비용Zip 단장은 "지역 관광지로서 차량 이동 접근성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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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편백나무를 중심으로 자연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사진=지엔씨21
장흥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장흥 정남진 통일기원탑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상 46m 높이로 우뚝 서 있다. 정남진 통일기원탑에서는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득량도와 소록도, 연홍도, 거금도 등의 섬을 비롯해 고흥군의 모습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장흥군에서 운영하는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는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이들을 위한 안성맞춤 공간이다. 자연 체험활동, 오감여행, 숲속 호흡요가, 활력 증진 기체조, 맨발걷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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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천문과학관은 지역 관광의 단점으로 꼽히는 저녁 즐길거리 부족을 해소 할 수 있는 곳이다. 목성부터 다양한 별을 천체망원경을 통해 관측할 수 있다. 사진=김세형
밤에도 볼거리 가득 '정남진천문과학관'

지역 관광지의 단점 중 하나는 저녁에 즐길거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흥은 상당히 매력적인 지방 여행지가 될 수 있다. 한없이 펼쳐진 별과 함께 다양한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정남진천문과학관'이 있기 때문이다. 정남진천문과학관은 전남 최초의 천문과학관이다. 7m 원형돔의 주관측실에는 600mm 리치크레티앙식 반사망원경과 152mm 아포크로메틱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는 총 6대의 다양한 망원경이 있어서 행성, 은하, 성운, 성단, 달 표면, 태양의 흑점과 홍염 등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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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진천문과학관에는 우주복을 직접 입오보는 체험 공간을 비롯해 3D 입체영상 상영 및 우주관련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김세형
천체 투영실에서는 주·야 및 기상에 상관없이 가상의 별자리를 볼 수 있고 시뮬레이터로 생동감 있는 별들 사이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운이 좋으면 깜깜한 하늘에 하나의 점처럼 보이는 목성을 천체망원경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책에서 볼 수 있던 띠 두른 목성을 직접 관찰하는 것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천문과학관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주간에는 태양 관측을,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야간에는 별자리 및 태양계 천체 관측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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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의 대표 먹거리로는 장흥삼합을 꼽을 수 있다. 장흥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한우를 한 입에 즐기면 따로 먹을 때보다 음식 맛이 깊어진다. 사진=김세형
빼놓을 수 없는 식도락 여행 '굴구이, 장흥삼합'

여행의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건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장흥은 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지역적 특성상 해산물과 버섯, 소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가 풍성하다. 겨울철에는 잡아 올린 싱싱한 자연산 굴을 구워 먹는 굴구이가 제격이다. 해맞이 명소로도 유명한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에서는 소등섬 앞바다에서 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자연산 굴을 직접 불에 구워 먹을 수 있다. 장흥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 삼합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움과 표고버섯의 쫄깃함, 한우의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따로 먹을 때보다 더 음식 맛이 깊어진다. 장흥삼합은 정남진 토요시장 인근에서 즐길 수 있다. 식당에 메뉴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소고기를 구입하고 음식점에서 삼합 세팅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면 장흥삼합을 즐길 수 있다. 낙지를 활용한 낙지삼합의 경우 생으로 즐기고, 익혀 먹으며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산낙지 대신 주꾸미를 선택할 수도 있으니 취향에에 따라 선택하고, 즐기면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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