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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겁나게 많고만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장흥. 장흥 주민의 이 한마디는 장흥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말일지도 모르겠다. 전라남도의 끝에 있는 소도시지만 규모에 비해 많은 관광 자원을 품고 있다. 엄마품의 따스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도 숨어 있어, 그 속 살짝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한강 작가의 문학 뿌리를 찾을 수 있고, 쏟아지는 별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신기한 경험, 교도소에서 느끼는 색다른 경험까지. 무엇보다 여행의 맛을 더하는 다양한 음식은 문화 관광지로서 장흥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를 주제로 한 장흥의 겨울은 포근함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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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엿보기 천관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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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경험' 교도소의 변신, 빠삐용Zip
장흥을 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는 교도소를 꼽을 수 있다.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폐교도소. 혐오시설로 여겨지던 교도소는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지금 장흥을 넘어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가 됐고, 교도소의 본질적 역할인 갱생과 치유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문화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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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교도소는 일렬로 배치된 수용 거실이 긴 복도를 따라 정렬된 구조를 갖고 있다. 보통 4개의 감시탑이 있는 것과 달리 5개의 감시탑이 있는 것도 장흥교도소만의 특징이다. 빠삐용Zip은 장흥교도소를 거점으로 한 주제별 권역별 무비로드(남도 영화길) 조성과 교도소 내 감빵영화제 등 교도소 특화사업 등에 연결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무성영화 변사극을 진행,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한 변사 공연 등을 통해 지역 주민과 함께 문화관광지로서 자립할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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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관광지의 단점 중 하나는 저녁에 즐길거리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장흥은 상당히 매력적인 지방 여행지가 될 수 있다. 한없이 펼쳐진 별과 함께 다양한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정남진천문과학관'이 있기 때문이다. 정남진천문과학관은 전남 최초의 천문과학관이다. 7m 원형돔의 주관측실에는 600mm 리치크레티앙식 반사망원경과 152mm 아포크로메틱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는 총 6대의 다양한 망원경이 있어서 행성, 은하, 성운, 성단, 달 표면, 태양의 흑점과 홍염 등을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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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건 맛있는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장흥은 바다와 산을 끼고 있는 지역적 특성상 해산물과 버섯, 소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가 풍성하다. 겨울철에는 잡아 올린 싱싱한 자연산 굴을 구워 먹는 굴구이가 제격이다. 해맞이 명소로도 유명한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에서는 소등섬 앞바다에서 마을 주민들이 채취한 자연산 굴을 직접 불에 구워 먹을 수 있다. 장흥 갯벌에서 자란 키조개 관자와 참나무에서 자란 표고버섯,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 삼합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키조개 관자의 부드러움과 표고버섯의 쫄깃함, 한우의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따로 먹을 때보다 더 음식 맛이 깊어진다. 장흥삼합은 정남진 토요시장 인근에서 즐길 수 있다. 식당에 메뉴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소고기를 구입하고 음식점에서 삼합 세팅 비용을 별도로 지불하면 장흥삼합을 즐길 수 있다. 낙지를 활용한 낙지삼합의 경우 생으로 즐기고, 익혀 먹으며 다양한 식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산낙지 대신 주꾸미를 선택할 수도 있으니 취향에에 따라 선택하고, 즐기면 된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