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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행정기관으로부터 개발허가를 받지 않고 지하 60ｍ 아래에 뚫은 전기공급시설 터널을 원상복구 하라고 명령한 행정기관의 조처가 적법하다는 1심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앞서 1심 법원은 "토지를 원상회복할 경우 막대한 복구 비용이 소요되고 전력 공급계획 등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원상복구 판결로 인한 한전의 불이익이 공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당진시의 손을 들어줬다.
한전은 이미 공사비 180억원이 투입됐고, 원상 복구비 90억원과 추후 재설치비 등을 고려하면 과다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우려를 제기했지만, 재판부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한전은 2017년 충남 당진시 송악읍 아산국가산단 부곡지구에 들어설 화력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전기공급시설(변전소 등) 설치 공사를 하면서, 별도의 개발허가 없이 도로 점용허가만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산단 입구에서부터 발전소 부지 사이 양쪽에 지하 60ｍ 깊이로 발진·도달 수직 구멍을 굴착한 후 두 곳을 잇는 723ｍ 길이 지하 터널을 뚫은 대형 공사였다.
수직구 한 곳을 완공하고 나머지 수직구와 터널 공사를 한창 진행하던 중 2019년 1월께 주변 지반이 침하해 공장 건물이 피해를 봤다는 집단민원이 제기되면서 공사는 중단됐다.
2022년 10월께 당진시는 한전이 도로점용 허가만 받고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토지 등을 원상복구 하라고 명령했다.
한전은 행정명령을 거부하고 소송을 택했다.
산업단지 내 전기공급시설은 개발행위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도로점유 당시 개발행위 허가를 요구하지 않고 장기간 용인해준 당진시가 재량권을 남용하고 신뢰 원칙을 위반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굴착 공사가 산단부지 밖에서도 진행됐고, 당진시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한전에 공적으로 견해 표명을 한 사실이 없다"며 "개발허가를 받지 않고 공사를 한 사례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허가받지 않은 개발행위를 계속 허용할 수 없고, 설령 그렇게 믿는 원고의 신뢰가 보호받아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한전의 주장을 배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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