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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화재에 포스코 '안전불감증 논란'…장인화호 경영 능력 시험대

김세형 기자

기사입력 2024-11-14 11:50 | 최종수정 2024-11-14 17:19


계속되는 화재에 포스코 '안전불감증 논란'…장인화호 경영 능력 시험대
◇10일 오전 4시 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에서 큰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철강 대표 기업 포스코가 또다시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시민단체에서도 도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공업 관련 기업 특성상 설비 노후나 시설, 장비 관련 기술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사전 안전 관리 등을 통해 사고 예방에 나설 수 있었는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명피해와 함께 생산설비 시설 가동 중단 등에 따른 생산 물량 공급에 차질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안전사고 발생 유무와 빈도, 안전 관리 강화는 경영진의 경영능력을 엿볼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최근 포스코 안팎에서 장인화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말도 나오는 이유다.

14일 관련 업계와 포스코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4시 무렵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화재로 인해 직원 1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을 받고 있다. 불이 난 공장의 높이가 약 50m에 달하고 불길이 거세 소방 당국은 초기 현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다. 굉음을 동반한 폭발로 인근 지역에는 건물이 흔들리는 등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고, 경북소방본부는 화재 5시간 만에 모든 불길을 진압했다.


계속되는 화재에 포스코 '안전불감증 논란'…장인화호 경영 능력 시험대
◇12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1문을 통해 포항남부소방서 화재 조사관이 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일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감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은 화재 발생 이후인 지난 12일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한 첫 합동감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합동감식은 화재가 발생했던 3파이넥스 공장 용융로와 산소 주입용 풍구를 중심으로 기계 결함 여부, 작업자 과실 여부, 범죄 연관성 등 조사하는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감식 결과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용융로 하부에 있는 산소 주입용 풍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감식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2주에서 최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합동 감식팀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만큼 추가적인 현장 감식에 나설 예정이다.

일단 포스코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 "철강 제품 생산·수급 등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명피해도 경미한 화상 수준으로 화재 사고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포스코의 안전 관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화재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최근 1년 사이에만 총 4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1월 26일에도 내부 선강 지역 통신선에서 불이 났다. 2월 15일에는 석탄 운반 시설에서, 지난 2월 29일에는 원료 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컨베이어벨트와 COG(코크스 오븐 가스) 승압장치, 2고로(용광로) 주변 전선 등에서 불이 났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11일 성명을 통해 "원가 절감을 위해 안전 설비 투자는 등한시하고 예방 정비를 하지 않는 사후약방문식 사후 정비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고 때마다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고 불안 속에 살아야 하는 포항 시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인식 개선과 안전 설비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되는 화재에 포스코 '안전불감증 논란'…장인화호 경영 능력 시험대
◇6일 포스텍에서 열린 2024년 포스코그룹 테크포럼에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 관리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8000억원 수준의 안전예산을 바탕으로 안전 설비와 공정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반복되는 사고는 철강산업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인화 회장은 철강전문가답게 취임 이후 100일간 현장경영에 나서며 안전 관리 등을 강조한 바 있다. 장 회장의 노력에도 불구,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포스코의 안전불감증 논란은 커질 수 있다. 최고경영자의 의지로도 변화를 줄 수 없는 문제 아니냐는 식으로 인식될 경우 국내 뿐 아니라 국제 철강업계 내 위상도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 경영에서 안전사고 등은 ESG경영의 주요 사안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포스코는 일단 최근 화재로 인한 문제가 확대해석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안전불감증에 대한 지적도 사실과 다르다고 펄쩍 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난 10일 발생한 화재의 재산 피해, 화재 원인 등은 조사 중으로 심각한 시설 손상이 아닌 만큼 일주일 안에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냉각수 설비 이상에 의한 케이블 화재로 추정되나 정확한 원인은 소방당국에서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제철소 2~4고로의 탄력적 운용으로 화재에 따른 쇳물 생산에는 차질이 없다"며 "안전관리의 경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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